강세황 증손 '강노 초상' 美서 귀환…"5대 초상화 모두 모여"

강철수 기자
입력일 2017-12-19 13:57 수정일 2017-12-19 13:57 발행일 2017-12-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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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때의 문인이자 화가인 표암 강세황(1713∼1791)의 증손자 강노(1809∼1886)의 초상화가 미국에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의 에버러드 경매·감정소에서 강노 초상을 낙찰받아 지난 8일 국내로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강노 초상화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오면서 강세황의 부친인 강현(1650∼1733)을 시작으로 강세황, 강인(1729∼1791), 강이오(1788∼?), 강노까지 진주 강씨 5대의 초상화가 한데 모이게 됐다.

강노 초상의 소장자는 조지아주 서배너에 사는 미국인으로, 그는 가톨릭 교회로부터 그림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림이 미국으로 유출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강노 초상의 오른쪽에는 그림에 대한 정보를 적은 화기(畵記)가 남아 있다. 이에 따르면 강노가 70세 생일을 맞았던 기묘년(己卯年, 1879) 9월에 그려졌다.

작품 속에서 강노는 동물 가죽을 두른 의자에 앉아 있는데, 이 같은 도상은 19세기 초상화 중에서는 드문 편이다.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고 인물의 기품과 고매한 정신이 잘 표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노는 1837년 진사시에 합격했고, 1848년 병과에 급제했다. 흥선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중용됐고, 병조판서와 좌의정을 지내기도 했다. 1883년 탄핵을 당해 경남 함양으로 유배를 떠났다가 4년 뒤 사면됐다.

진주 강씨 5대를 그린 초상화 가운데 강현 초상과 강세황 초상, 강이오 초상은 보물로 지정됐으며,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강세황 특별전에서 모두 공개된 바 있다.

강인 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9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구매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진주 강씨 5대의 초상화를 함께 선보이는 기획전을 내년 8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세종=강철수 기자 knews10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