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인생 2막은 새로운 도전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
입력일 2017-12-18 15:24 수정일 2017-12-18 15:26 발행일 2017-12-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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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

100세 시대가 되면서 은퇴 후 무엇을 하고 살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남은 40여 년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런저런 궁리를 해 보지만 결국엔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조바심에 망설여진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 특히 나이를 핑계로 포기하기가 십상이다. 

은퇴 후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즐기는 13분의 이야기를 담은 ‘도전을 즐기는, 액티브시니어’ 출판 기념행사가 지난달 21일 있었다. 이 책의 공동 작가로 참여한 강정석씨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45년간 조선 기술자로 근무하다 68세로 은퇴했다. 은퇴 전부터 어린 시절 로망이었던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갖고 싶었다. 색깔은 검은색으로 정하고 이름까지 흑마라고 미리 작명까지 해 뒀다.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가족을 설득하고 평생 일만 해 온 자신에게 은퇴 선물로 눈 한번 질끈 감고 흑마를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흑마와 함께 명소를 다니면서 여행기를 쓰고 풍경을 스케치해 블로그에 올렸더니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격려와 응원에 자신감도 생겼다. 그의 글이 할리데이비슨 잡지, 그가 재직하였던 직장의 사보에도 실렸다. 모 지방신문사에서 주최한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에도 입상했다.

블로그 활동을 한 결과, ‘나의 버킷리스트, 예순아홉의 자유’라는 제목으로 한 방송에 출연하는 행운도 왔다. 그는 또한 자기계발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액티브시니어과정이라는 은퇴설계 교육을 필두로 1년 동안 컴퓨터와 SNS 교육, 자서전 쓰기, 글쓰기 등 17개 강좌를 수강하며 역량을 강화했다. 출판기념회에서 강씨는 이런 소감을 밝혔다.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모터사이클에 도전하였기에 오늘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공저가 아닌 단독 저서를 낼 계획입니다. 제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부터입니다.” 강씨의 사례를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해 보자.

첫째, 기술 하나를 준비하자. 그는 전문기술자였기에 정년 이후에도 무려 8년간이나 일을 더 할 수 있었다. 기술 기반의 노후준비가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5년 정도 투자하여 약간의 근로소득도 발생할 수 있는 기술 1기(技)를 준비하자. 취미 활동이나 개인의 소질과 연관된 기술이면 더욱 좋다. 지금 새로 시작해도 장수 시대여서 20년 이상 활용할 수 있다.

둘째,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자. 버킷리스트를 도전하는 과정에서 숨어 있었던 잠재능력이 발견됐다.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신감도 생기고, 행복은 최고조였으며, 생각지도 않던 행운도 찾아왔다. 셋째, 글쓰기를 시작하자. 살아온 인생을 정리, 회고할 수 있어 힐링이 된다. 책을 출간하게 되면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되고, 강연 등의 기회가 덤으로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계발이다. 은퇴설계 교육을 수강하면서 인생 2막의 개념을 인식했으며 컴퓨터, 글쓰기, 그림 등 역량을 넓히면서 퍼스널브랜딩에 성공했다. 다양한 분야의 친구를 사귀어 시야도 넓히고, 인생 2막의 멘토도 만났다. 평생학습은 2차 성장의 디딤돌이다. 은퇴는 하던 일을 그만 두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이를 핑계로 도전하지 않는 용기의 부족이다. 어린 시절 꿈을 되살려 좋아하고, 하고 싶은 취미 활동에 도전하자. 인생 2막은 새로운 도전이며, 은퇴 후 30년은 제2의 성년기이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