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中광군제, 日유니클로의 교훈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17-11-19 15:03 수정일 2017-11-19 15:04 발행일 2017-11-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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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하루 판매액 28조3000억원, 전년 대비 39% 신장. 1초당 거래량 32만5000건, 전년 대비 113% 기술역량 성장. 글로벌 브랜드 6만개, 총 14만개 브랜드 참여. 심지어 60만개 동네가게까지 포용.

#스마트폰 판매대수 1위 샤오미, 3360억원 판매. 2위 화웨이. 3위 애플(판매액수 기준 1위). 4위부터는 오포 등 중국 토종브랜드. 10위 삼성전자. 중국의 메이디 가전 총560만대, 7575억원 판매. 일본의 유니클로 전년 대비 4.5배 성장.

#이랜드 767억원 판매, 39% 증가. 아모레퍼시픽 651억원, 53% 신장. 한국 비중은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5위, 작년은 3위.

이상은 지난 11월 11일 중국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의 프로필이다. 하루 판매액이 28조3000억원이라니! 이는 지난해 미국의 최대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의 판매액보다 네 배 이상으로 많은 금액이다. 중국의 하루, 1일이 미국의 6일을 크게 제친 것이다.

모바일 쇼핑비율이 90%에 달했다. 또 225개국의 글로벌 브랜드가 모두 참여했고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광군제에 참여했다. 놀라운 일이다.

이제는 광군제가 중국의 국내행사가 아니다. 세계적인 쇼핑축제로 떠오른 것이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의 주장처럼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진 ‘신소매’(New Retail)가 대세인 것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서 생산·판매·배송에 이르기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국가의 경계도, 온·오프라인의 경계도 부숴버린 것이다.

그래서 블룸버그통신조차 “알리바바는 흔히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지만 신유통에서만큼은 아마존이 ‘미국의 알리바바’로 불려야 한다”고 보도할 정도가 됐다. 더 이상 인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윈의 예언처럼 중국은 5년 후에 현금이나 카드가 없는 ‘무현금 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일테면 지금도 명함교환은 구닥다리다. 스마트폰을 겹쳤다 떼면 서로의 신상내역이 순식간에 교환된다. 이런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무려 7억2000만명이다. 모바일도 7억명에 달한다.

말하자면 지금 중국은 ‘리프 프로그(Leapfrog) 성장’을 즐기고 있다. 개구리가 움츠렸다가 펄떡 뛰는 꼴이다. 선진국은 기존 기술의 법과 제도가 기득권처럼 걸림돌이 많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이판에서도 일본의 유니클로는 영악하기 짝이 없다. 알리바바 티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중국내 500여 매장에서 챙겨갈 수 있는 ‘신유통서비스’를 제공했다. 작년 매출의 4.5배를 늘린 쾌거를 이뤘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의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토종브랜드의 인해전술에 밀려 존재감을 찾기 어려워졌다. 안타깝다.

사실 이번에 알리바바는 2009년에 시작한 광군제를 ‘솽스이’(雙十一)로 이름을 바꿨다. 다만 11월 11일이라는 것이다. 의미심장하다.

그렇다면 1월 11일, 11월 1일도 ‘작은 솽스이’로 활용하려나? 또 12월 12일은 ‘솽스얼(雙十二)’로 띄울 수 있을까? 한국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중요하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