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초대형 IB, 은행영역 침범 아냐…모험자본 공급할 것"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10-23 14:26 수정일 2017-10-23 17:30 발행일 2017-10-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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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기업금융, 은행 비해 1% 남짓…증권사 리스크 관리도 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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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회사 국내외 균형발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30대 핵심과제’ 발표에서 “모험자본에 대한 자금 조달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증권사가 시대적 요청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은행업의 영업 침범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황 회장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앞두고 은행과 증권사 간 영업 싸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증권사와 은행이 다루는 기업대출의 영역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IMF 위기를 겪은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극단적인 회피 현상이 산업 전반에 퍼지게 됐다”며 “새 정부 들어 혁신기업,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증권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과 증권사가 기업 신용공여에서 다루는 기업이 기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이런 기업들은 증권사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로 이들은 은행과 거래하면 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으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기업을 상대로 기업금융을 한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은행가서 돈 빌리지 못하는 회사가 증권사에 찾아오는 데, 초대형 IB 출범 향후 3년 간 기업금융에 쓰겠다는 자금이 5조원에서 10조원, 최대 20조원인 것이다. 5대 대형 은행의 기업금융이 600조원으로 은행에 비해 1% 남짓”이라고 초대형 IB 출범 후 대규모 대출 우려에 관련해서도 논란을 정리했다.

황 회장은 올 초부터 추진해온 금융투자업계 100대 과제 중 30대 핵심 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30대 과제에는 금융시장에서 역할이 축소된 증권사들이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IB를 따라잡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담았다.

다만 이들 과제는 대부분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을 개정하거나 금융당국에서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당국의 동의 없이는 금투협이 과제를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에 큰 틀과 세부 방안을 전달했다”면서 “금융당국이 시간을 두고 협의해서 제도화 할 것은 하고 아닌 것은 버릴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공식적인 업계 의견을 발표한 것이니 공론의 장에 올려 관련 내용이 중장기 금융산업 육성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5년 안에만 대부분 과제를 해결해도 한국의 증권사 모습은 지금과는 다르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