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철수설' 한국GM이 당장 할 일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7-10-18 14:43 수정일 2017-10-18 16:27 발행일 2017-10-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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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최근 국내 자동차 분야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 사드 여파로 중국내 판매가 반 토막 난 데 이어 미국내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으며 국내 사정은 더욱 좋지가 않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문제와 노사분규 때문에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이루며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GM 철수설이 계속 부각되며 점차 큰 위기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위기설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대우차를 GM이 인수하면서 조건으로 내걸었던 15년 의무 경영이 지난 16일로 끝났다. 한국산업은행의 지분에 대한 역할이 끝났다는 뜻이고, 정부 차원에서 한국GM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할 수 없어 이제는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GM의 현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년 연속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돼 있고 점유율도 한자리 숫자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노사분규로 고민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미 군산공장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새 차종에 대한 생산도 없는 실정이어서 상당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역시 고비용 저생산 구조와 강성 노조 문제로 미국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GM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극히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한국GM의 수장도 정확한 이유 없이 교체되었고 새로 온 수장도 인도 수장을 거치면서 일부 인도 공장을 정리한 구조조정의 대가로 언급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GM은 이미 글로벌 전략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100년 동안 경쟁력이 떨어진 글로벌 공장은 가차 없이 정리하고 효율을 극대화하였다는 것이다. 글로벌 전략기지가 아니고 단순한 하청역할만을 하였을 경우는 더욱 이러한 정리단계가 확실했다는 것이다. 독일의 오펠과 호주의 홀덴도 그렇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공장의 정리와 유럽 시장에서의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 지역사회에서 큰 파장을 몰고 온 사례는 매우 많았다.

이 계보에 한국GM의 포함 여부가 관건이다. 현 상태는 최악이다. 문제는 단점을 희석할 장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안정된 노조와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신호만 주어도 이러한 걱정은 덜했을 것이다. 여기에 며칠 전 한국GM의 국내 시장에서의 의무 경영기간이 종식되면서 이제 GM은 모든 문제에서 자유롭게 해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부각된 한국GM 철수는 아니어도 군산공장 등 일부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예전 쌍용차 정리해고와 차원이 다르다. 규모가 워낙 커 철수가 아닌 일부 정리만 해도 해당 지역은 초토화가 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정부 관여도 어렵고 결국 한국GM에 맡겨야 하는데 최선의 방법은 노사안정과 종사원이 할 수 있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방법이다. 최근에 부임한 수장은 철수설을 크게 부인하고 있으나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 본사의 전략 차종을 한국GM이 담당한다든지 연구개발 일부를 국내 시설이 담당한다든지 확실한 담보를 보여줘야 한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며, 미국 대통령이 곧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만큼 그 이후가 더욱 불안하다. 과연 이 상태로 한국GM은 갈 수 있을까. 분명히 무언가 진행될 것이다. 아마도 일부라도 결단이 내려지면 국내 자동차 분야의 노조파업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필자의 판단이 잘못됐기를 바란다. 너무 큰 희생이 오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