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노후 연금 관리 알아서 해주는 'TDF' 뜬다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10-17 07:00 수정일 2017-10-17 07:00 발행일 2017-10-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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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연금 설정액 10조원 돌파…TDF 시장 규모 커질 것
은퇴 시점 멀수록 주식비중 ↑…공격적 투자전략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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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를 위해 개인 연금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개인 연금펀드 설정액은 2016년 말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2010년 3조1000억원에서 2013년 5조7000억원으로 5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말 10조원을 돌파했다. 개인연금 시장이 약 6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고령시대를 맞이해 은퇴 이후 노후 대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저금리 시대에 연금보험, 연금신탁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연금펀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연금저축계좌 적립금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도입 후 지난 3년간 연금저축보험 비중은 75.5%에서 74.7%로, 연금저축신탁의 비중은 15.3%에서 13.7%로 감소했으나 연금저축펀드는 6.3%에서 8.2%로 비중이 증가했다. 

◇ 관심 커지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

개인연금 펀드 중에서도 자산관리를 알아서 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삼성한국형타깃데이트펀드(TDF) 수탁고가 2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삼성한국형TDF는 출시 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수탁고 5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4월 1000억원, 이달 초 2000억원을 넘겼다. 올해 상반기에만 900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연금시장이 활성화되면서 TDF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금시장 규모는 1015조원으로 전년보다 9.1% 성장했다. 이 가운데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16.3% 커진 147조원이었다.

오원석 삼성자산운용 연금사업본부 팀장은 “소수나 단일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자산에 분산 및 장기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연금 투자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전략 세우기 어려운 일반 투자자, TDF 활용하기

연금펀드는 대표적인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 선택, 선택 이후 관리도 까다롭다. 시장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거나 펀드를 바꾸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가 알아서 운용하는 연금펀드가 뜨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알아서 주식자산과 채권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라이프사이클 펀드다. 생애주기에 맞춰 알아서 자산 배분을 해주는 펀드를 ‘라이프사이클 펀드’라고 부르는데, TDF는 노후준비를 위해 특화된 라이프사이클 펀드로 알려져 있다.

기존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투자자가 스스로 펀드를 선택하고 원하는 시점에 직접 교체해야 했다. 그러나 TDF의 경우 투자자가 자신의 은퇴 시기에 맞는 펀드 하나를 선택하면 사전에 설계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따라 운용회사가 알아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해준다.

구체적으로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은퇴 시점이 멀수록 주식 비중을 높이고 채권 비중을 줄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은 줄이고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적 투자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의 연령이 20~30대로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층이라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해 노후준비자금을 잘 불리는 투자 전략을 세운다. 연령이 40~50대로 변화하면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정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 노후준비자금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는 자산 배분을 실행한다.

◇투자자 연령과 은퇴 시점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분

우리나라에서는 TDF가 ‘알아서 굴려 주는 연금상품’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20년 전에 도입돼 대표적인 은퇴준비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은 바 있다.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TDF가 다른 자산배분형 펀드와 차별화되는 점은 투자자의 투자성향이 아니라 생애주기에 따라, 은퇴 시점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위험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 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 같은 날 TDF에 투자해도 투자자의 연령, 은퇴 시점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 자산배분 포트폴리오가 달라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반영해 TDF에 투자하고 싶다면 은퇴 시점(Target Date)을 조정하면 된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은퇴 시점을 좀 더 늦춰 잡고,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은퇴 시점을 좀 더 앞당겨 설정하면 투자성향을 반영해 전략을 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운용사의 TDF는 2020·2025·2030·2035·2040·2045 등의 숫자로 구분된다. 펀드 이름의 숫자는 은퇴 시점을 뜻한다. 예를 들어 TDF 2045의 경우 은퇴 시점을 2045년에 두고 운용하는 펀드로, 은퇴 잔여기간이 30여 년 남은 20~30대 젊은 연령층에 적합하다. TDF 2045의 경우, 은퇴 시점까지 30년 남았을 때는 주식 비중 80%까지 높이 가져가지만 20년 남았을 때는 주식 비중을 70%대로, 10년 남았을 때는 50%대로, 은퇴 시점에는 30%대, 은퇴 이후에는 20%대까지 펀드 내에서 알아서 비중을 조정한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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