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주년] 인터넷은행 수혈 급한데…성장 골든타임 놓칠라

김진호 기자
입력일 2017-09-15 06:00 수정일 2017-09-15 15:07 발행일 2017-09-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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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뜨거운 고객 호응으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본력이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지금의 흥행 열풍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취지에 맞는 혁신을 이어가고 시장에 조속히 안착하기 위해선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자본금 확충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범 두 달 만에 연간 대출 목표액(4000억원)을 조기 달성했지만 급격히 늘어난 대출 규모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하며 대표 신용대출 상품을 일시 중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은 케이뱅크 여신의 70%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이에 케이뱅크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안을 마련했다. 당초 국회에 계류된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쯤 ‘KT’를 중심으로 증자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며 서둘러 자본금 확충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은산분리 규제로 이마저도 녹록지 않는다는 것이다.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3대 대주주를 제외한 16개 주주사들이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80억원을 내야 하지만 일부 주주사들의 경우 형편상 할당량을 인수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보다 형편은 낫지만 카카오뱅크 역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8000억원으로 늘렸다. 대출 여력을 확보해 흥행돌풍을 이어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과 같은 증자 구조론 폭증하는 카카오뱅크 대출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규모 주주들의 경우 지속해서 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한 데다 일부 대주주가 이를 계속해서 감당하는 것이 상당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자본금 확충 고민을 덜어줘야만 한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는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 속에 현재 국회를 표류하는 데다 논의조차 지지부진해 두 은행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한 관계자는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위해선 자본확충 문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권 ‘메기’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은산분리 규제를 해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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