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스테로이드는 신의 선물?...“맹신 말아야”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
입력일 2017-07-25 07:00 수정일 2017-07-25 07:00 발행일 2017-07-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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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

‘뼈 주사’ 혹은 ‘관절 주사’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아픈 관절 부위에 직접 주사하면 신통하게도 관절의 염증과 통증이 사라지는 이 관절 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가리킨다. ‘스테로이드제’는 강력한 항염 효과 때문에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해소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래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마치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낫게 해주는 신통한 약처럼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스테로이드제는 일종의 면역 억제제로 과민해진 인체의 면역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렸다고 하자. 전형적인 감기의 여러 증상이 우리를 괴롭힌다. 하지만 이들 증상을 뒤집어보면 백혈구나 기타 면역 체계가 우리 몸에 들어온 감기 바이러스와 효과적으로 싸우는 과정을 의미한다.그런데 여기에 면역 억제제인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면,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 위한 반응으로 가장 먼저 각종 면역체나 항체를 지닌 혈액이 손상 부위로 가지 못하도록 혈관이 수축된다. 이렇게 되면 혈액이 손상 부위로 가지 못하게 되면서 열이 내리고 기침이나 콧물 같은 면역 반응도 사라진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병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염증 반응’이란 혈액이 손상 부위에 대량 유입되어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인데 스테로이드제가 이를 억제하는 것이다.

또한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 문제도 심각하다. 과용하면 관절염에 치명적인 비만이 나타나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을 수 있다. 또 골다공증의 위험성이 커지고 △고혈압 △당뇨 △출혈 △백내장 △위장 출혈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스테로이드제의 이런 부작용은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몸의 기혈 순환을 억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몸의 기혈은 생리적 특성상 원활하게 순환해야 한다. 인체의 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활발해 기혈 순환이 외부의 강제적인 자극을 받은 상황이라면 이를 억제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기혈 순환을 억제하는 것은 몸의 정상적인 상태를 망가뜨리는 일이 된다. 결국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일시적이고 원인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뜻이다.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