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건강검진, 많이 받을수록 좋다?"…현명한 건강검진 Q&A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07-11 07:00 수정일 2017-07-11 07:00 발행일 2017-07-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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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은 질환에 걸렸거나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실시하는 의학적 검사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은 예방하면서도 건강검진 부작용을 피하려면 현명하게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현명한 건강검진을 받는 비결은 무엇이 있을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조영규 교수를 통해 건강검진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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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통해 어떤 질환을 찾을까

건강검진을 통해 찾고자 하는 질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걸리는 질환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나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과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유방암과 같은 각종 암이 있다.

◆건강검진 결과는 어떻게 판정되나

건강검진을 받으면 건강한지, 질병이 있는지, 치료가 필요한지 등 명확한 결과가 나올 것 같지만 건강검진 결과지를 막상 받아보면 이게 괜찮다는 건지 이상이 있다는 건지 모호할 때가 많다. 검진을 통해 찾고자 했던 암이나 심장질환이 발견됐다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명확하게 판정하겠지만, 실제로는 간 혈관종, 담낭용종, 폐 육아종과 같이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소견들이 훨씬 자주 발견된다. 이럴 경우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조직검사와 같은 정밀검사를 권고하거나 6개월이나 1년 후에 추적검사를 하도록 판정한다.

◆건강검진은 많이 받을수록 좋은가

모든 의료행위에는 이익도 있지만, 위해도 따른다. 잦은 CT 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이나 조영제 부작용 문제는 언론에도 자주 나온 바 있다. 건강검진은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게 아니고, 적절하게 받는 것이 좋다.

◆검진 전후 명심해야 할 '4계명'

첫 번째, 주치의다. 현재 국내 건강검진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검사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개인의 질병에 걸릴 위험은 연령, 가족력, 질병력 등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평소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주치의가 있다면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어떤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미리 상담받는 것이 좋다. 주치의와 상의 없이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불필요한 검사를 중복되게 받거나, 필요한 검사를 빠뜨려서 나중에 다시 검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두 번째,결과 상담과 사후관리다. 건강검진을 받은 것만으로 한 해의 건강관리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러나 검사를 받고 검사결과를 확인하지 않으면 그 검사가 무슨 이득이 있을까? 검사 후에 결과지를 받아 본다 해도 의료용어와 숫자들로 가득 차 있는 결과지를 100% 이해할 수 있는 일반인은 그리 많지 않다. 치료가 필요해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도 결과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고, 그리 위중하지 않은 소견인데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해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건강검진을 받았으면, 반드시 주치의와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상담을 하고, 검사 결과에 맞춰 적절히 사후 관리를 해야 한다.

세 번째, 건강행태 개선이 먼저다. 건강검진은 질병이 생긴 이후에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건강행태 개선은 질병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원천 봉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연히 흡연이나 음주와 같은 건강행태를 개선하는 것이 건강검진보다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에 더욱 중요하다. 그렇지만 건강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고 하면 현재의 나쁜 건강행태를 계속해도 된다는 ‘그린라이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올해 건강검진 결과가 정상이라는 것이 지금처럼 나쁜 건강행태를 지속해도 내년에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건강검진은 현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건강행태 개선이 건강검진보다 훨씬 중요하다.

네 번째, 국가건강검진 적극 활용하자. 우리나라에서는 일반검진, 생애전환기 검진, 암 검진, 영유아 건강검진 등 다양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가건강검진이 자기 비용이 들지 않는 저렴한 검사라는 이유만으로 검사의 질도 떨어지는 부정확한 검사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비싼 종합건강검진과 비교해 국가건강검진의 검진항목과 판정 기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개인에 따라 국가건강검진만으로 부족한 검사 항목들은 주치의와 상의해 검진 전에 미리 추가하여 함께 검사받는 것도 가능하다. 국가가 주는 혜택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