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주택시장 경기침체 지나갔나?”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일 2017-05-08 15:32 수정일 2017-05-08 15:33 발행일 2017-05-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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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말 정부는 과열된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11·3대책이 발표 및 시행된 이후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대책의 효과가 즉각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입주시점 본격화와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주택시장의 장기침체가 우려됐다.

하지만 실수요자의 시장참여가 쉬워지면서 11·3 대책 이후 1.43대 1까지 떨어졌던 청약경쟁률은 올해에 15대 1까지 회복됐고, 아파트가격도 수도권으로 한정되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반응을 보면 오히려 침체기를 빠르게 이겨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완전하게 침체에서 벗어났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변은 “현재의 주택시장 회복양상은 반쪽짜리다”는 것이다.

11·3 대책과 금융시장의 제약요인에 의해 대체수요, 자가 전환수요, 저가매수 등이 존재하는 일부 지역시장을 중심으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제한적 회복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급과잉과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주택가격 및 거래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지방의 침체가 수도권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분양 증가는 건설사의 타 사업장으로 손실을 확대시키지만 분양시장과 재고시장을 거치고 준공시점까지 해소를 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침체로 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미입주 증가는 주택가격 하락과 거래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양시장에서 신규 분양자의 매수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분양가격과 시세차이의 감소에 따라 수분양자를 이탈시킴으로써 즉각적인 가격하락을 발생시킨다.

또한 입주 의사가 있는 수분양자도 기존 주택의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비자발적인 미입주 상황에 놓이게 한다. 즉, 가격하락세로 인해 수요자의 관망세가 증가하고 분양시장과 재고시장에서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실거래가 위축과 가격하락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전국의 미분양물량은 6만가구 내외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입주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급시장 발 주택시장 위험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이미 입주율이 80% 수준에 머물러있는 지방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대출비중이 높은 수분양자는 ‘치킨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대출비중이 큰 수분양자는 중도금 납부,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인해 체감하는 가격하락폭이 더욱 확대된다. 이러한 수분양자들은 가격하락 공포가 크게 작용하면서 타의로 분양권 급매물 또는 미입주를 더 쉽게 선택하면서 자산 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대출을 가진 입주예정자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하락에 따른 시장침체가 빠르게 진행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수요의 집중에서 나타나는 시장 회복에 편승하여 무리한 주택투자는 유의해야 한다. 이는 실거주 수요자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까지 주택자산은 가격회복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하락기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투자가 중요하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