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인생 2막을 평생 현역으로 용도 변경하라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
입력일 2017-04-26 15:52 수정일 2017-04-26 15:59 발행일 2017-04-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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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30년 이상 늘어나 이제 100세까지 살게 되었다. 우리 부모세대의 경우 평균수명이 70세 내외로 두 번의 30년 인생을 살았다. 그 이후의 여생은 덤으로 여기고 그냥 놀며 지내다 생을 마감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 수명 연장으로 새로 생긴 인생 2막을 어떻게 지낼 것인가가 중요 이슈로 등장했다. 오랫동안 자신의 직업적 정체감을 유지해 왔던 직장에서 물러나, 지역사회나 가정으로 돌아와 새로운 역할로 변신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생 2막에서 평생현역으로 용도변경을 하기 위하여 새로운 일(업)을 선택하는 기준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죽을 때 후회하는 첫 번째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보지 못한 점을 든다. 그동안은 먹고 살기 위하여 어쩔 수 없는 Rice Work을 선택하였다면 이젠 삶을 즐기는 Life Work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잘하는 분야를 아직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면 좋다. 필자가 잘 아는 지인 한 분은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데 유독 돼지 사진만을 촬영하여 차별화를 꾀하면서 10년 내에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는 것을 목표로 전념하고 있다.

둘째, 오래 할 수 있는 일로 기술이나 기능을 배우자. 3~5년 정도만 하고 그만두겠다는 단기적인 생각이 아닌 건강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계속한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기가 곧 직장이며 혼자 독립해 살 수 있는 전문 기술을 배움이 바람직하다. 최근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에 애완견 전문학교에 입학하거나 폴리텍 대학을 비롯한 기술교육원에서 적성에 맞는 기술을 2~3년 동안 배워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을 찾자. 그동안 생계 부양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였다면, 이젠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봉사활동도 인생 2막을 아름답게 만드는 분야다.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존감 상승으로 노후의 행복은 더욱 커질 것이다. 선진사회에서 봉사활동과 재능 기부는 이미 시니어 최고의 일자리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머니(money)와 건강을 챙길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저성장, 저금리 상황에서 근로 소득의 가치는 비록 소액이라도 실로 대단하다. 다만, 돈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아니 되며 즐거운 일을 열심히 한 결과로 수입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너무 큰 금액에 대한 욕심은 금기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오히려 불행을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는 일이 건강을 챙기는 일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65세에 정년퇴직한 서영갑(80세) 전직 교장 선생님은 몸이 허약하여 취미로 시작한 보디빌딩이 특기가 되어, 현재 현역 보디빌더로 건강은 기본이고 방송 출연 및 강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좋은 사례다. 100세 시대 평생 현역은 최고의 노후대책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과감한 투자와 3~5년의 중장기 계획을 세워 당장 시작하자. 인생 2막을 평생현역으로 용도변경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