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려면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입력일 2017-02-09 15:44 수정일 2017-02-09 15:45 발행일 2017-02-10 23면
인쇄아이콘
최미수교수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이제는 오래 사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됐다. 과거에는 일찍 사망하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했다면 요즘은 오래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장수 리스크(longevity risk)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길어진 수명만큼 마주치게 될 질병, 상해, 사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충분하지 못한 노후자금도 문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보험과 꾸준한 소득을 발생시켜 주는 연금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재무·건강상태, 기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연금 및 보험료 지출은 전체 소득의 10% 정도가 적정하다. 국민 1인당 소득(GDP) 중 보험료 부담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험침투도(penetration)라고 하는데 이는 개인의 경제생활에서 보험이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을 측정하는 수치다. 스위스 리에서 전세계 보험시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명보험 침투도는 7%, 손해보험 침투도는 4%로 생명과 손해보험을 합해 총 11%로 세계 6위다.

즉 기존에 가입한 보험도 보장내용, 중복보장 여부, 금리 등을 분석해 전체적인 보험 리모델링을 할 필요가 있다. 보장내용이 중복되는 보험 중에서는 보장성보험보다 저축성보험을 먼저 해약하는 것이 좋다. 보장성보험은 해약 후 나이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재가입이 어렵거나 보험료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은퇴설계시 필수적인 보험을 정리해 보면 먼저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있어야 한다. 이 보험은 질병 또는 상해로 입원이나 통원치료시 보험가입자가 실제 부담하는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가입연령이 75~80세까지로 확대돼 고령자도 보험가입이 가능해졌다. 이 보험은 실제 발생한 의료비를 초과해 보상받지 못해 한 개만 가입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실버암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암보험은 암 진단 확정시 진단비를 중심으로 입원비, 수술비 등 암에 대한 치료비를 집중 보장하는 보험이다. 가입연령은 75~80세까지로 갱신을 통해 최장 10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간병보험도 꼭 필요하다. 간병보험은 보험기간 중 치매 또는 활동불능상태가 돼 다른 사람의 간병이 필요한 경우 간병자금을 지급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은 정부의 요양보험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요양보험의 보장급여 이외에 간병자금이 필요할 경우 가입하는 것이 좋다.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해진 이유는 바로 돈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 열심히 일했지만 자녀교육에, 내집마련에 전력투구하다 보니 정작 본인의 은퇴자금은 마련하지 못하게 됐다. 이때 큰 힘이 되는 게 바로 연금이다. 꾸준하고 일정한 소득을 발생시켜주는 연금은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을 확보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친구 같은 존재인 셈이다. 또 여건에 맞게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4층 보장체계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장수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