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주택시장의 3가지 의혹, 현실화 가능성은?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일 2017-02-06 15:02 수정일 2017-02-06 15:03 발행일 2017-02-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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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설 연휴 이후 정유년 주택시장이 본격 문을 열었다. 하지만 주택 소유자 또는 소유 예정자들은 부정적인 의혹들을 가진 채 문 열기를 꺼리고 있다. 매수 의사가 있는 예정자라도 조금이라도 손해 보지 않고,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주택거래는 2015년 대비 16% 감소했으며, 최근에는 청약경쟁률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관망세를 보이는 수요자들의 합리적 결정이지만, ‘조금만 더 싸게’라는 심리 때문에 매수 타이밍을 놓치거나 장기간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철새’로 밀려다닐 수도 있다. 싼 물건은 넘쳐나더라도 갖고 싶은 물건은 부족한 시장이 올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정치적 불안, 대외 경제 및 자본시장의 전환, 금리인상,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권주자들의 보유세 인상 추진, 대출가이드라인 확대, 기준금리 인상 전환 등으로 인해 매수결정을 더욱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잉이 본격화되는 시점인 2018년 하반기 이후가 주택 구입하기 적정한 시점일까?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주택 공급 증가, 전세가격 하락이 나타날까? 능력만큼 빌리는 대출가이드라인은 가계부담이나 경제충격 완화에 긍정적인가? 등이 대표적인 의심이다.

여전히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고, 제도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일부 재건축 단지는 수요가 많다. 공급량 증가에 따라 수요자의 선택권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량한 주택의 가격은 일명 ‘풍선효과’로 수요가 집중되고 가격이 상승한다. 당연히 우량 상품의 적정가격은 더 높고 적정 매수시점도 빠를 것이다. 저가 매수시점를 찾는데 매몰되는 것보다 ‘정말 매수하고 싶은 주택’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또 임차시장에서 전세주택의 공급과 가격조정이 나타날 것인가? 최근 전세가격이 유지,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약 시점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오히려 하락폭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매매 대기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더 빠르게 안정될 수 있으며, 준전세로의 전환으로 공급증가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월세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반해 전월세전환율은 하락하고 있다. 임대인은 전세를 공급할 때, 월세가격을 전월세전환율로 나누어 환산한다. 따라서 환산 전세가격의 하락 폭은 크지 않게 된다. 매매가격보다 가격조정이 느린 전세가격으로 인해, 이미 서울의 전세가율의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4년 전후 저금리 고정 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 이용 구매자의 금리재산정기간이 도래하고 있다. 대출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금리재산정 구매자는 월 상환부담이 커지거나 대출연장이 어려워진다. 특히 금리인상과 맞물리면 주택시장의 한계가구 급증하여 단기적 경제 충격이 장기화 될 수 있다.

따라서 주택을 싸게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싼 게 비지떡’일 수도 있다. 과거 입주대란 때 공급됐던 에프터리빙(회사보유 미분양) 주택 중 분양전환되지 않고 여전히 쌓여있다. 예견된 조정시기에도 보유하고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의 선택이 필요하다. 싼 것보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살거나 보유할 수 있는 주택구매결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