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모터쇼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자동차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7-01-19 09:58 수정일 2017-03-22 16:06 발행일 2017-01-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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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자동차연구소 소장

올 초부터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된 전시회는 바로 미국 라스베가스 세계 가전전시회인 CES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가전제품 전시회에 자동차가 전시되기 시작하여 작년에는 약 30%가 자동차일 만큼 자동차의 전시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주인공인 가전제품을 밀어내고 세계 이슈가 된 부분도 바로 자율주행차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도 전기전자부품이 약 30%에 이르고 향후 수년 내에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자율주행에 대한 개발과 적용이 보편화되면서 향후에는 센서, 카메라, 디스플레이는 물론 각종 반도체와 이를 움직이는 알고리즘까지 고부가가치가 모두 자동차로 몰린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자동차로 몰린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굴지의 전자업체인 LG전자가 차량사업부를 출범함지 6년째에 이르고 이미 2조원이상의 자동차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년에도 삼성전자의 전장사업부 출범이나 미국 하만 인수 등 삼성전자도 점차 자동차 분야로의 가속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는 전시회의 개념도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자동차가 이제는 완전한 융합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정체성이 모호하고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면서 주도권도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메이커가 주인공이 아니라 구굴이나 애플, 우버 등의 기업이나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역할을 하던 기업이 주인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은 향후 더욱 가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CES 전시회의 경우도 주인공이 자율주행차로 몰리면서 세계적인 CEO가 CES 전시회로 몰렸고 1주일 뒤에 개최된 북미오토쇼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색깔이 애매모호해지는 수난도 겪기 시작했다. 세계 5대 모터쇼는 디트로이트 모터쇼, 도쿄모터쇼, 파리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이다. 이미 도쿄모터쇼는 규모나 색깔이 엷어지면서 중국 북경모터쇼나 상해모터쇼로 바톤을 넘겨주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고, 다른 모터쇼의 경우도 위상이 예전과 남다르다는 언급도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모터쇼의 경우 완성차 위주로 전시되다 보니 단순히 차량만을 보는 시각만 있고 일반인들도 향후 구입할 가능성이 큰 차량을 보러간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어서 점차 인식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도리어 각종 전기전자제품을 응용한 전시회나 차량과 휴대폰의 연동성 등 다양한 신기술을 보고 확인하는 자리가 도리어 얻는 것이 많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기존 자동차의 응용도가 획기적으로 빠르게 변하다 보니 기존 메이커의 역할도 이제는 한계가 왔다는 평가도 나타나고 있다. 패러다임 전환이 메이커, 글로벌 기업은 물론 전시회까지 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단순한 협업작업만이 아닌 적과의 동침이나 공동 투자와 합종연횡 등 다양한 스와핑도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흐름의 전초기지가 바로 전시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모터쇼를 참조하기보다는 응용기술을 전시하는 전시회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100년의 자동차 변화보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판단된다. 그 변화를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도태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자동차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