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2017 한국경제의 도전과 응전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일 2017-01-12 15:03 수정일 2017-01-12 15:04 발행일 2017-01-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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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7년 한국경제에 거센 파고가 밀어닥치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 가계부채 비율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작년보다 더 나빠진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년 연속 2%대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실효성 있는 한국경제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차적으로 심화되는 고용대란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지난 해 11월의 청년 실업률은 8.2%로 외환위기 이후 월별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 백수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고 주요 기업의 고용창출 역량도 크게 약화되었다. 우리나라가 지난 10년간 고용창출력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22위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년에 무산된 노동개혁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금년 실업률이 3.9%까지 치솟을 것이라 한다. 노동개혁이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업교육 확대, 가정친화적 노동정책 실시 등 적극적 고용정책 추진이 요청된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 노력만으로는 고용대란의 충격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제일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트럼프의 핵심 공약은 잃어버린 제조업 일자리 회복이다. 이를 위해 1조 달러 공공인프라 투자와 함께 강도 높은 보후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경한 보호무역론자 윌버 로스와 피터 나바로가 무역정책의 최고사령탑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80%를 상회하는 개방형 국가다. 한·미 FTA 재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익에 바탕을 둔 능동적 통상교섭이 요청된다.

금년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원년이다. 2020년부터는 매년 30만명씩 줄어들 예정이다. 생산가능인구에서 차지하는 25-49세 핵심생산인구 비율은 2000년 59.2%에서 2013년 53.9%로 떨어졌다. 2040년에는 26.9%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조만간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기시되었던 개방적 이민정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해 퇴직연령 상향조정과 함께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건의한 바 있다. 2013년 기준 53.9%에 그치고 있는 여성고용률도 OECD 평균 수준(57.4%)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체계적인 직업교육 제공, 가정친화적 직장문화 조성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새해에는 실종된 기업가 정신과 경제적 자유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최순실 게이트로 기업 총수들이 국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등 주요 기업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었다. 최근 주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미국 증시가 활성화되는 배경에는 감세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다. 지구촌이 감세와 규제완화로 글로벌 기업 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인세 인상론과 경제 포퓰리즘으로 투자의욕과 경제적 자유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트럼프 취임사의 키워드가 “미국인이여, 크게 꿈을 꾸자”라고 한다. 케네디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낙관주의와 경제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합리적 이성과 법치주의에 기반을 둔 경제적 자유가 극대화될 때 한국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