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칼럼] 협상을 잘하는 만고의 진리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입력일 2017-01-08 13:33 수정일 2017-01-08 13:34 발행일 2017-01-09 23면
인쇄아이콘
20161214010004736_1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최근 국내 정치상황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은 우리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게다가 물가 이상, 유가 인상, 금리 인상까지 서민경제는 암울하기만 하다. 이런 중에 훈훈한 뉴스를 안겨주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배우 김보성이다. 10년 넘게 의리와 선행을 외치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우리는 따뜻한 위안을 얻는다.

협상 전문가로 활동하는 필자에게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협상을 잘 할 수 있나요?”라고 자주 묻는다. 그 정답은 김보성처럼 하면 된다. 다음의 이솝우화는 그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한다.

어느 날 태양과 바람이 누가 더 센지 입씨름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논쟁 끝에 지나가는 양치기 소년의 코트를 먼저 벗기면 더 힘이 센 것으로 하자며 시합을 했다. 먼저 바람이 나섰다. 바람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바람을 불어서 소년의 코트를 벗기려 했다. 그러나 바람이 거세질수록 소년은 코트를 더욱 단단히 몸에 동여매고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태양이 나섰다. 태양은 그냥 빛나고만 있었고 이 때문에 소년은 자연히 더위를 느껴야 했다. “화창한 날씨군! 이 무성한 초원에서 햇볕을 받으며 잠시 쉬어볼까.” 소년이 바닥에 누우려고 코트를 벗어 담요처럼 펼쳤다. 이렇게 태양은 바람보다 한 수 위인 존재임을 증명했다.

어릴 때 누구나 전해들은 이 전래동화는 우리의 삶속 베풂의 가치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바람의 태도가 빼앗는 것이라면 태양의 태도는 주려는 것이다. 태양의 본질은 빛나는 것이다. 착한 사람이건 못된 사람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부자이건 차별없이 태양은 모두를 비춘다. 그래서 태양의 협상법은 김보성과 같다. 나도 이기고 너도 이기는 협상법이다.

우리는 이솝우화의 진리를 알면서 바람과 같이 행동하고 협상한다. 가진 것을 지키려고 하고 남의 것조차 뺏으려 한다. 세상이 팍팍해지고 먹고 살기가 더 힘들어질수록 이 현상은 더욱 공고해진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것도, 영국이 유럽연합(EU)에 탈퇴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베푸는 협상법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베푸는 행위로 산술적으로 되돌려 받으려는 단순한 계산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거래처럼 반드시 반대급부로 무엇인가를 요구한다. 준만큼 외형적, 경제적 가치를 요구하기 때문에 지속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반면 베푸는 협상법은 자신의 영향력있는 변화를 가져온다. 베풂에서 생기는 진정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 또한 베푸는 협상법은 자신보다는 상대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한계를 느끼지 않는다.

중국에는 모죽이라는 대나무가 있다. 이 대나무는 아무리 정성껏 돌봐도 싹이 나지 않다가 5년째 되는 해부터 자라기 시작해 매일 70~80cm씩 쑥쑥 커서 30m까지 자란다. 이처럼 베푸는 협상법은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삶에 기쁨과 즐거움이 드리워져 있음을 깨닫게 되는 모죽을 닮았다. 결국 태양과 김보성의 협상법이 모두가 이기는 만고의 협상법이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