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일벌백계(一罰百戒)가 필요하다

송수영 한국금융공학회장(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입력일 2017-01-04 14:58 수정일 2017-01-04 15:02 발행일 2017-01-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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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영 한국금융공학회장(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일벌 백계(一罰百戒)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에 대한 본보기로써 중한 처벌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이 때 본보기로서 중한 처벌을 하는 것이 이미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여럿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운하게 처벌을 받는 것으로 해석돼 벌에 처해진 사람에 대해 동정이나 희생양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이 지난 20세기에 겪어온 역사적 사건, 일제식민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체제에서 활약한 법비들의 법 집행과 판결 사례를 보면 이해가 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민주화가 진행된 시대에 과거 폭압시대의 정서가 오히려 역이용되고 있다. 특히 법꾸라지들과 반동적인 민주화역행 세력과 지역색 권력 금전에 정신적 노예가 돼 자발적으로 협조해온 군상들이 재판을 통하여 법적 처벌을 완화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일벌백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꼭 필요하고 적용돼야 한다. 남들에게 금지된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 누구나 남들보다 앞선 성과를 얻게 된다. 정유라도 이화여대를 그렇게 유린했고 차은택도 광고업계에서 그런 지위를 누렸고, 박근혜와 최순실에 부역한 정부 공무원들, 정치인들이 그런 혜택을 누리려 자발적으로 협력했다.

그 협력을 차마 하지 않은 사람들은 핍박을 받거나, 심지어 자살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 위치에서 심리적 부담을 오롯이 진 결과다. 우리는 차마 협력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칭송을 하거나 보상을 해 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자발적 혹은 묵시적으로 협력을 한 부역자들에 대한 일벌이 차마 협력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는 보상이 되며, 미래에 많은 사람들이 차마 삼가 하고 꺼리게 되는 백계가 돼 부패 수구 반동 세력이 활개를 못 치는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다.

과거에 공적인 영역에서 기존의 폭압적인 세력들을 엄호하고 지원하는 발언을 했던 사람들은 이래 저래 불이익을 당했는지 모르나 사적인 영역에서 여전히 부패 수구 반동세력을 지원하는 발언을 해왔던 사람들이 적어도 50%는 넘었던 듯 하다. 그러니 이명박 박근혜 같은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이 되었던 이유일 게다.

호주머니 털어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는 물귀신 전략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성희롱을 저지르고 남성의 집단 심리적 동조를 기대하며 자신의 성폭력 행위를 정당화 하거나, 피해자가 외국에 있거나 아니면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문제삼지 않는 경우를 자신의 무죄 입증에 대한 근거로 삼는 파렴치한도 있다. 철저하고 결정적인 일벌이 필요하다 그래야 미래에 공소시효가 지나더라도 차마 삼가 하고 꺼리게 되는 백계가 되어 부패 수구 반동 치한세력이 활개를 못 친다.

최근의 청문회를 보면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이 있다.

재판에서 내려지는 처벌을 완화하거나, 법으로 처벌을 받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으면 사후에 본보기로 처벌된 경우로 치부하여 동정을 받고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믿기에 일단 부인을 하는 것 같다.

근래 인터넷 에서 최고 인기를 끈 두 살배기 아기 동영상이 있다. 그 아기는 낙서로 엉망이 된 벽장 거울에 기대어 엄마의 질문을 받고 있다. 누가 낙서를 했냐는 엄마의 첫 질문에 아기는 거울에서 뒤 돌아 물러나며 ‘I don’t know’라고 강하게 부정한다. 엄마가 다시 질문을 하자 거울의 낙서를 보면서 두 손을 모우고 머뭇거리며 ‘Batman did it’ 라고 우물우물 대답한다. 엄마가 Did Batman do it? 라고 질문하자 아기는 손을 높이 들고 손가락으로 거울을 가리키며 ‘Yeah Batman did it’ 이라고 확신에 찬 높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박근혜와 그 부역 집단은 지금 Batman을 찾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박근혜와 그 부역 집단이 저질러온 행위에 보다 철저한 조사와 증거를 바탕으로 분명한 일벌을 할 때다. 그래야 미래에 백계를 성취할 수 있다.

송수영 한국금융공학회장(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