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이대 총장 사퇴이후의 과제

이해익 경영컨설턴트
입력일 2016-10-27 09:00 수정일 2016-10-27 09:06 발행일 2016-10-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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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컨설턴트

2016년 10월 19일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결국 사퇴했다. 이런 총장 퇴진과 교수시위는 130년 개교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 한다. 그만큼 이변인 셈이다.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꼽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개명전 정유연)씨에 대한 특혜의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교수들과 학생들이 진상 규명과 총장사퇴를 축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더는 버틸수 없다고 판단한 듯 했다. 최총장은 이미 평생교육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 설립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의 본관 점거와 경찰 난입사태 등으로 이대인들의 신뢰를 잃고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최총장은 사퇴문을 통해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추진으로 야기된 본관 점거시위에 최근 의혹들까지 개입되면서 어지러운 사태로 번져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 했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정씨에 대한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들에 대해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해명한 바 있다”라면서 “(특혜는) 없었고 있을수도 없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특혜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주장과 이 지점에서 부딪힌다. 바로 과제 해결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정리된 4가지 쟁점이다.

첫째, 체육특기자 선발종목 11개에서 23개로 규정이 확대 됐다. 정씨 입학을 위해 승마종목을 넣었다고 학생들은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이후 승마, 복싱 등 12개 종목이 추가 되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둘째, 정씨를 입학시키기 위해 규정을 어겨 서류접수 마감 뒤의 아시안 게임입상 실적을 평가에 반영했다는 주장한다. 이에 대해 면접 평가에서는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반영 가능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셋째, 학교에 나오지 않는 정씨가 제적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대회와 훈련 등에 참가한 경우 출석을 인정토록 학칙을 변경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학칙 변경은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체육과학부에서 요청해서라는 것이다.

넷째, 리포트도 제출시한 어기고 내용도 엉망이었지만 의류산업학과 학점을 부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타과생이 중국에까지 가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 쟁점들은 권력의 압박이란 의혹 때문에 매우 무거워졌다. 사실 의혹은 이것 뿐이랴. 그래서 200여명의 교수들은 시위성명서에서 학생들의 안전과 총장퇴진 그리고 학내 의사결정 민주화와 정유라 특혜 의혹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와 연결된 과제는 국가와 사회의 몫일 게다. 권력자의 자녀가 대학에 무리하게 입학하여 다니는 것 자체가 매우 민감한 문제다. 벌써 반세기도 전 이승만 정부 시절 일이다. 이강석은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울시장 등을 역임한 이기붕의 아들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였다.

서울 법대에 편입학을 신청했다. 서울대학교는 ‘청강생’으로 허가 하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거듭 요구에 편입학을 허가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 법대생 전체가 저항했다. 결국 이강석은 서울법대를 그만두고 육사로 갔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60년 3월15일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기붕은 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부정선거였다. 4·19혁명이 일어났다. 이승만은 햐야했고 이기붕 일가는 자살했다.

이해익 경영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