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국내 자동차 대형사고, 국민은 불안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6-10-24 15:18 수정일 2016-10-24 15:22 발행일 2016-10-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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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최근 경부고속도로 언양 분기점에서의 관광버스 화재사건으로 인한 대형 사망사고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아직 정확한 원인과 문제점에 대한 분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종합적인 인재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에도 봉평터널 입구에서의 고속버스의 승용차 추돌사고에 대한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왜 이런 대형사고 또는 충격적인 인재가 계속 반복되고 제대로 고쳐지지 않을까? 항상 큰 일이 커지면 그때서야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일회성 정책을 반복하는 것일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 만큼 정확한 문제점 파악과 대안이 부족하다는 뜻일 것이고 반복되는 사고는 그 만큼 예방적인 문제점에 대한 최적의 처방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교통사고 수는 물론 어린이 10만명 당 사망자수 등 여러 교통지수에서 최악의 국가 중의 하나이다. 천재지변은 누구나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인재는 준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교통사고는 인재 중의 인재로 후진국형 사고라는 측면에서 더욱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그 동안 선진국 지향을 항상 떠들면서도 실제적으로는 관련 정책과 대안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엊그제 발생한 언양분기점 사고를 생각해보자. 경찰청 등에서는 주로 무자격 운전자에 대한 초점을 맞추면서 해당 운전자의 전과 기록에 초점을 맞추고 자격 기준 강화와 관련 버스회사에 수사를 기울이고 있고 해당 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는 비상망치 구비와 형광필름을 통한 야간 시야 확보, 비상 해치 설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는 도리어 입석을 금지하고 좌석을 늘리고자 비상구를 막고 의자를 늘리는 등 상반적인 정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관련법은 비상구 설치대신 2m2 이상의 창문만 있으면 비상구를 대신하는 예외조항이 있어서 모두가 이를 활용하여 비상구 있는 버스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니 비상 시에 골든 타임에 탈출은 고사하고 엉켜서 사망자수를 늘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핵심적인 문제점이 될 수 있는 연료탱크에 대한 조사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10명의 사망자가 나올 만큼 이번 사고는 큰 충격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속 상태에서의 갑작스런 차선변경과 이로 인한 방호벽의 충돌 정도로 삽시간에 버스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사고는 거의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의 충격 정도로는 모두가 안전벨트를 맨 만큼 1~2명 정도 부상했으면 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충돌로 출입문 근처가 밀리면서 출입구 탈출이 불가능해지고 동시에 연료통이 터지면서 마찰에 의한 불꽃으로 차량 전체로 화재가 번진 사건이다. 정상적으로 유리를 깨고 탈출한다고 해도 이러한 짧은 시간에는 모두가 탈출이 어려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연료탱크의 위치가 너무 앞쪽으로 선정되면서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상태에서 출입문쪽 추돌로 연료탱크가 터진 원인이 가장 큰 문제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부에서는 더욱 이러한 연료탱크의 위치를 비롯한 각종 문제점을 확인하고 종합적인 대안이 체계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일회성 정책이나 즉흥적인 정책으로 그럴 듯하게 무장만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문제점에 대한 전제적인 균형을 잡고 확실한 대안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나사가 빠진 듯한 사회적 체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정권말기에 대한 레임덕, 복지부동과 혼란스런 김영란법 적용, 국내의 경제 불확실성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문제점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고민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 일수록 정부나 국회가 신뢰성 있는 정책과 시행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일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형 사고는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불신을 쌓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미 국민적 냉소가 커지고 있고 불신이 높아지면서 올바른 얘기도 믿지 않는 불신의 늪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믿을 수 있는 시대가 하루 속히 도래했으면 한다.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