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지금은 부동산개발·금융 융복합시대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입력일 2016-10-23 14:45 수정일 2016-10-23 14:46 발행일 2016-10-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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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연구위원, NH투자증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최근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신탁방식의 재건축’ 동의서를 접수받았다. 재건축 사업속도를 높이고 투명성도 좋아진다는 기대 때문에 신탁방식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간단히 말해 부동산 신탁회사가 아파트 소유주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대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신탁회사가 직접 시행자가 돼 재건축을 마친 뒤 비용 등을 정산해 소유주에게 되돌려준다.

지난해 도시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신탁회사가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탁회사가 주축이 되는 이 같은 재건축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단순한 신탁 업무에 그치지 않고, 도시정비사업과 민간임대주택사업 등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신탁회사인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등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 전담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사업의 안정성과 투명한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풍부한 자본과 관리 경험 등을 내세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부동산 개발 및 시행 전반에 관여하거나 주도해나가는 경우도 나올 것으로 보고있다.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방식으로 진행되는 뉴스테이 사업에서도 신탁회사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한편 부동산 개발업체 MDM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A67블록에서 분양한 ‘동탄 더샵 레이크 에듀타운’ 아파트가 지난 19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6.6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1000가구가 넘는 일반분양 규모를 감안할 때 높은 청약경쟁률로 눈길을 끌고, 엠디엠의 분양 성공도 이슈가 됐다.

국내 1세대 부동산 디벨로퍼인 MDM은 그 동안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다양한 개발사업을 성공시키며 국내 대표 부동산 개발회사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부동산 신탁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고 자산운용회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을 출범시켰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는 부동산 개발과 운용 관리는 물론, 금융까지 아우르는 그룹 내 계열화 모델이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개별화된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미쓰이부동산이나 중국의 완다그룹, 미국의 하인스 등이 대표적인 모델로서 부동산 개발에 금융과 운용 관리가 더해져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아직은 일부 사례나 업체의 미담, 혹은 이슈에 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사업과 금융이 더해진 융복합 모델의 필요성과 효율성에 대한 기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과 관리를 통한 도시경쟁력이 중요해지고, 도심 관광산업이 핵심적인 미래 먹거리가 되고 있는 요즘, 시대와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부동산 개발 시장도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