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칼럼] 전경련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이유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입력일 2016-10-20 14:57 수정일 2016-10-20 14:59 발행일 2016-10-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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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전경련을 해체하라는 정치적 압박이 거세다. 기업을 대변해 온 전경련의 역할은 이제 끝난 것일까?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의 활력이 점차 소진되어가고 있다. 성장잠재력은 고갈되어 가고 있는데 투자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反)기업 정서는 뜨겁고, 기업경영을 옥죄는 규제는 늘어만 가는 상황이다.

지금은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서 전경련은 여전히 필요한 존재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는 순수 민간단체다. 다른 법정단체들과는 달리 자율적으로 기업들이 참여하고 협력을 이루는 곳이다. 그래서 전경련이 민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단체일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기업들의 자발적 협력체는 존재한다. 그들은 입법부와 행정부를 상대로 합리적인 경제 입법과 정책이 이루어지고 실행될 수 있도록 활동한다. 그런 경제계의 노력이 결실을 보려면, 정치와 경제는 긴밀한 협조를 이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일을 전경련이 중심이 되어 맡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

재계의 리더로서 전경련 회장들은 우리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애 왔다. 정치인들로 하여금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에 힘쓰도록 하는데 열과 성의를 다했다. 해외 경제인들과의 교류에도 적극 힘써 우리 경제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앞장 섰다.

지금 전경련이 정치권 혼란의 와중에 휩쓸리게 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정치권과 건강한 협력 관계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전경련의 일부 행태가 불만족스럽다고 해서, 순수 민간단체인 전경련을 아예 없애라는 주장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다. 민간의 기능을 위축시키고 경제의 경직성을 높일 우려가 대단히 크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와 정부의 권력은 절대적이다. 기업들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책 리스크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경제를 지키는 단체의 필요성이 오히려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은 여타 이익집단들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보통의 이익단체는 자신의 분야에서 특권을 추구하고 자신들의 이익 만을 도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전경련은 우리 사회에서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일을 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사회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이 헤리티지 재단 같은 ‘싱크탱크’라고들 한다. 한편으로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 실천 방식과 지향해야 하는 바는 나라마다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저성장을 극복하고 다시 활력 있는 경제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전경련도 기업의 활력을 높이는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