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탄력, 향후 행보는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8-18 18:03 수정일 2016-08-18 18:05 발행일 2016-08-18 1면
인쇄아이콘
이사회서 삼성증권 지분 9% 매입 의결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18일 삼성생명은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삼성증권 보유 지분 8.02%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지분을 2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매입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보유지분은 현재 11.14%에서 19.16%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삼성증권의 종가인 3만82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분 인수대금은 2340억원 수준이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것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가져야 한다. 삼성생명은 올해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사들여 지분 비율을 71.86%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 98%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대외적인 요건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금융중간지주회사법은 국회에 발의만 돼 있지 언제 통과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법이 발효돼야 삼성생명 같은 금융사가 같은 금융계열 자회사를 거느리는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움직임을 업계에서 예의 주시하는 데에는 삼성생명의 금융중간지주 전환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큰 틀’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삼성이 결국 ‘금융은 삼성생명 중심으로, 전자 등 실물 사업부문은 전자와 통합삼성물산 중심으로’ 모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계열사간 지분정리다. 통합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생명 지분 19.3%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어떤 형태로든 정리해야만 명백한 지주 체제로의 실질적인 전환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삼성 사업재편이 결국 금융중간지주회사법 입법과 맞물려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삼성그룹 후계구도 공고화 및 금융계열사 시너지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주사가 탄생하면 금융 복합점포 도입이나 보험·증권·카드사간 공동 프로젝트 추진시 금융계열사간 전략적 방향을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은행법 개정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규 금융사업 도전도 가능해진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