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방카룰 유예 연장에 총력…단위농협은 시큰둥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8-22 14:50 수정일 2016-08-22 18:57 발행일 2016-08-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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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이 방카슈랑스 유예 기간 연장을 위해 대외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방카룰 연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나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주요 판매 채널인 단위농협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단위농협과 농협생명·손보 두 보험사는 지난해 3월 판매위탁 재계약 체결 이후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으나 판매수수료 인상과 인센티브제도 도입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단위농협들은 2년 전부터 판매수수료 인상과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 불공정한 계약을 바꿔달라며 농협생명과 손보에 요구해왔다. 이들 단위농협들은 ‘전국농축협보험계약갱신 협의회(전보협)’를 결성, 단체 행동에 나서며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1130여개 전국 단위농협중 전보협에 가입한 단위농협은 현재 500여개가 넘었다.

그러나 판매수수료 인상과 인센티브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양측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방카룰 유예 연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농협금융과 달리 단위농협에서는 연장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전보협 관계자는 “농협이 2012년 신경분리 이후 공제 때와 달리 수익의 대부분을 농협중앙회가 흡수하고, 단위농협들 수수료는 크게 줄었다”며 “단위 농협에 불리하고 불공정한 계약에 대해 수차례 개선 요구를 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방카룰 연장은 의미도 없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농협생·손보는 2012년 별도법인 출범 이후 일반 민영보험사들과 동일한 보험업법의 규제를 받고 있어 단위농협에서 요구하는 판매수수료 인상과 인센티브 지급 등을 임의로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협은 지난 2012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개별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의 비중이 25%를 넘지 않도록 한 ‘방카룰’을 내년 3월까지 유예받았다.

이 덕분에 농협생·손보는 몸집을 크게 불렸고, 방카슈랑스 의존도는 90%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농협금융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방카룰 유예기간 연장을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방카룰 유예 종료를 코앞에 둔 시점에 연장을 위해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 농협입장에선 안팎으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