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현대해상 RBC 50%p 급증…그 이유는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8-17 15:12 수정일 2016-08-18 14:00 발행일 2016-08-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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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유상증자…현대해상, 매도가능증권 영향

지난 6월 금리인하에 따른 평가이익 덕분에 손해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비율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RBC 제도개정 및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의 선제 대응 차원의 유상증자를 비롯해 이익잉여금 증가의 영향으로 단숨에 250%를 훌쩍 넘겼다.

현대해상은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하면서 25%포인트를 높이는 등 반 년만에 RBC비율을 총 50%포인트나 끌어 올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의 RBC비율은 373.57로 지난해 말 대비 23.19%포인트 올랐다. 현대해상은 171.1%에서 221.5%로 동부화재는 210.9%에서 230.1%, KB손해보험은 170.2%에서 188.8%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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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에 따른 이익잉여금 증가와 지난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채권 평가이익이 늘어 RBC의 모수가 되는 가용자본이 커진 영향이다. 

RBC비율이란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급여력 지표다. RBC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을 말하는데 보험회사는 보험업상 RBC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으로 관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4월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이익잉여금 증가에 따라 RBC비율이 56%포인트나 급증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지급여력기준금액은 매출의 증가 및 그에 따른 운용자산의 증가, 제도의 변경 등으로 증가했으며, 지급여력금액은 당기순이익 달성에 따른 이익잉여금 증가 및 유상증자, 후순위채발행 등의 자본확충 노력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현대해상 역시 50%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지난 5월 4조84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던 만기보유채권을 지난 6월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며 25%포인트 상승효과를 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RBC비율 하락에 영향을 끼치는 신용리스크 적용기준 변경 등 금융당국의 제도 강화에 대비해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서 RBC비율이 크게 올랐다”며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이익잉여금 증가도 RBC비율 증가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매도가능자산은 만기보유자산과 달리 주기적으로 시가를 평가해 손익을 장부에 반영한다.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을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는 금리변동에 따라 RBC비율도 변동이 크다. 이를 이용해 금리하향기에는 계정 재분류를 통해 장부산 지급여력을 올릴 수 있다.

반면 금리가 상승하면 RBC 비율이 폭락할 위험이 있으며, 한번 계정을 재분류할 경우 2개 회계연도까지 재분류가 불가하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