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상반기 2000억원 순손실…빅배스 충당금 영향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8-02 13:57 수정일 2016-08-02 13:57 발행일 2016-08-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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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은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이 1조3000억원대의 충담을 쌓은 영향으로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한·KB·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농협금융만 올해 상반기에 순손실을 냈다.

농협금융은 2분기 2907억 원의 순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2013억 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명칭사용료 부담 전 순손실은 592억 원이다.

명칭사용료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2분기 3612억 원의 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329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1조3589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이다. 농협은행은 이 가운데 STX조선 4398억 원, STX중공업 1138억 원, 창명해운 2990억 원 등 조선·해운업에 대해서만 1조2000억 원대를 적립했다.

예년 상반기 충당금 규모가 통상 5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연도 중 ‘빅배스’(Big Bath)를 진행한 셈이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거액의 충당금 덕택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말보다 0.45%포인트 떨어진 1.82%(추정치)를 기록했다.

농협생명은 상반기 787억 원의 순이익을 내 작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농협손해보험도 작년 동기보다 24.3% 증가한 22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NH-Amundi자산운용(68억 원), NH농협캐피탈(138억 원), NH 저축은행(89억 원)도 각각 순이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1311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작년 동기보단 18.9% 줄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