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조선발 파업 불씨 금융·공공부문까지 확산 조짐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7-19 16:59 수정일 2016-07-19 17:28 발행일 2016-07-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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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중 동시파업 기자회견<YONHAP NO-1151>
19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현대차·현대중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동시파업에 대한 공동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결국 동시파업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파업 잠재력을 키워왔던 항공업계는 물론 금융과 공공부문까지 불씨가 옮겨붙을 조짐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을 대표하는 양사 노조는 연대 파업을 통해 파급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가뜩이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확실성 속에 우리 스스로가 다시올 수 없는 기회를 걷어차고 있다며 탄식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1, 2조로 나눠 19~22일까지 4일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첫날인 19일에는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5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노조측은 이날 쟁의대책위 속보를 통해 “근무기강을 핑계 삼아 현장을 유린하고 탄압하는 사측의 모든 도발을 투쟁으로 박살내자”며 “임금피크제 확대, 임금동결, 신임금체계 도입은 임금개악으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투쟁 수위를 높였다.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가 포함된 조선업종 노조연대 소속 8개 노조도 이날 동시 다발 적으로 파업을 벌였다. 현대중 노조는 3년 연속 파업으로, 오는 8월 분사가 예정된 지원 사업본부가 3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정부의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또 20일에는 울산지역 조합원이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21일과 22일에도 파업이 예정됐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23년만에 연대투쟁에 나서자 울산시민사회단체들이 지역경제 파탄으로 몰고 있는 파업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울산 경제·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는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현대차와 현대중은 작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해결했는가”라며 “미국 디트로이트 파산이나 스웨덴 말뫼의 눈물이라는 전철을 밟겠는가, 아니면 노사가 단합해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고 울산의 자랑으로 남겠는가”라고 경고했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파업 스타트’를 끊으면서 대항한공 조종사 노조와 2014년부터 임금협상이 잠정 중단된 아시아나 노조 역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금융노조도 이날 해고연봉제와 관치금융 철폐를 위해 10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는 등 파업 확산 분위기는 한국사회 전체로 빠르게 옮겨 붙고 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