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협회 세미나 "현대차·현대중, 르노와 피아트에서 한 수 배워야"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6-07-19 16:50 수정일 2016-07-19 17:22 발행일 2016-07-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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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9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노동부문 개혁 사례 연구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이항구 선임연구위원, 김희성 교수, 권순원 교수, 조준모 고용노사관계학회장, 박지순 교수, 김동배 교수, 이상민 교수 (사진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의 연대파업으로 올 하반기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커진 가운데 한국의 노동문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노동개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9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 알레그로룸에서 완성차업계, 부품업계, 학계 및 유관기관 등 자동차산업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노동부문 개혁 사례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협회가 2015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논의하는 자리로,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고용 및 임금 유연성을 근간으로 하는 성공적인 노동개혁을 통해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극복하고, 경제성장과 고용증진을 이룩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노동개혁의 결과 스페인은 2015년 EU(유럽연합) 평균 경제성장률(2.0%) 보다 높은 3.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고 일자리도 10년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스페인 르노 공장의 생산량은 2003년 55만대에서 2012년 29만대로 줄었다가 2015년 42만대로 증가했고 신차배정 및 투자확대로 고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성공적인 노동개혁으로 지난해 4년만에 플러스성장(0.6%)으로 돌아섰다. 신규 일자일만 128만개를 만들어 냈고 급격히 생산량이 줄던 피아트 공장은 2012년 38만여대에서 지난해 44만여대로 늘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스페인 르노공장과 이탈리아 피아트공장은 공장폐쇄 위기에 직면하자 고용을 위해서는 노사가 협력해 글로벌 상황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 때문에 자동차산업이 부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규직 보호 일변도의 한국 노동시장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 없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고용유연성은 법·제도 개혁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기업수준에서는 임금유연성과 기능적 유연성이 경쟁력 강화의 대안”이라고 진단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한 미국, 독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노사협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노사협력이 고용유지 및 확대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