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물류사업 분할…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 다시 불붙나

이해린 기자
입력일 2016-06-07 16:12 수정일 2016-06-07 17:11 발행일 2016-06-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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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잠실 삼성SDS 사옥 앞에 취재진이 물류부문의 분할과 합병설과 관련해 본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인 소액주주들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SDS는 이날 자율공시를 통해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와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의 분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삼성SDS의 물류사업 부문이 분할될 것으로 알려지며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급물살을 타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SDS는 7일 자율공시를 통해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할 것”이라며 “물류 외 타 사업부문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 밝혔다. 삼성SDS는 오는 8일 이사회에서 이 같은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사업 분할 계획을 공론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부터 물류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온 삼성SDS의 물류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2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연말쯤 삼성전자 등 관계사 물동량 대부분을 수행할 예정이라, 삼성SDS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외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 같은 삼성SDS의 사업분할 계획이 알려지며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불이 붙을지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SDS는 일단 물류 BPO 부문만 분할할 계획이고, 삼성SDS 물류사업을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합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에 성공했지만 최근 실적 등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삼성SDS 물류부문은 기존 SI업체 시절부터 쌓은 업력를 바탕으로 물류 사업에 IT솔루션을 접목해 업계 내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삼성SDS 물류부문이 합쳐질 경우 두 회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3년부터 계열사 간 사업구조 재편을 시작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을 필두로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에스원(S1)의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 인수,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사업 분리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삼성SDI-제일모직 소재부문, 삼성종합화학-삼성석유화학이 각각 합병됐으며,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방산·화학 4개 계열사가 한화로 넘겨졌다. 지난해에는 제일모직-삼성물산이 합병됐고, 남은 석유화학 부문이 롯데에 넘겨졌다. 앞으로도 제일기획 매각,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사업부문 매각 등 그룹 사업 재편 시나리오가 남았다는 게 금융투자(IB) 업계의 관측이다.

이런 합병 시나리오 속 삼성SDS 물류부문과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합병될 경우 난관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물류사업 분할 방안에 소송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반발은 물류 사업 분할·합병 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지난 3일 ‘삼성물산-삼성SDS 물류부문 합병 추진 검토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현재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SDS측은 물류사업부문 분할에 대해 “향후 외부 전문기관과의 논의를 통해 상세 분할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 전했다.

이해린 기자 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