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스디에스, 물류 분할 공식화…시장 반응 보니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06-07 15:18 수정일 2016-06-07 18:33 발행일 2016-06-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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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스디에스(SDS)가 물류 사업부의 분할을 공식화했다.

이에 삼성에스디에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버리는 카드’가 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삼성이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가며 합병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도 나온다.

삼성에스디에스는 7일 개장 직후 “회사 분할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고 자율공시했다. 지난 3일 사업분할 검토 공시에 이어 실제 추진을 공식화했다.

공시가 나온 뒤 삼성에스디에스의 주가는 장중 4.36% 폭락했다. 이후 차익을 노린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 1.01% 오른 15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삼성에스디에스의 사업부 부분합병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신뢰도는 낮다.

시장에서 보는 삼성에스디에스 기업분할의 목적은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분할 후 합병은 필수불가결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류사업을 모회사로, IT(정보)서비스 사업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 가능성이 높다”며 “IT서비스 사업을 삼성전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이 제시한 시나리오 대로 진행된다면 삼성물산은 계열사 합병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향후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취득에 활용할 수도 있다.

소액주주들은 집단 행동에 나섰다. 네이버 카페 ‘삼성SDS 소액주주 모임’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잠실에 위치한 삼성에스디에스 본사를 방문해 “물류 부문 삼성물산 이관을 반대한다”고 항의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법원 판결로 인해 삼성이 ‘막무가내’로 몰아붙이기엔 부담이 크다는 진단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에스디에스의 청산을 전제로 볼 때, 기업가치는 IT사업부가 10조5000억원, BPO(물류업무프로세스아웃소싱)사업부 8800억원, 현금성 자산 1조9000억원으로 총 13조4000억원”이라며 “사업부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 가격은 추정 기업가치를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삼성은 (구)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을 놓고 홍역을 치렀다”며 “2심 서울고등법원 판결로 인해 향후 계열사간 합병, 사업부 양수도 등에서 시장 참여자가 동의가능한 합리적 비율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