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과 나타난 농협카드… 판커지는 카드3사 정보유출 소송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5-09 17:32 수정일 2016-05-09 17:56 발행일 2016-05-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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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카드 3사의 소송 리스크가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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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카드 3사 고객 개인정보 1억여건 유출 사태의 피해자들이 소송이 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유사 소성이 100여건에 달하는 데다 법무법인과 개인 변호사 등을 통한 소송 참여가 늘고 있어 카드사들의 소송 리스크가 확대될 전망이다. (연합)

2014년 1월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때 NH농협카드를 사용하던 송윤호(가명·49)씨. 당시 ‘정보 유출 확인 페이지’를 통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각종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 송씨는 하루 3~4개 스팸 전화를 받지만, 그보다도 ‘언제든 신용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 큰 스트레스다.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 등 당장 해외 사이트에서 결제가 가능한 정보들까지 유출됐기 때문이다. 카드에 불안을 호소해도 ‘미안하다’는 답변 뿐 피해를 구제받을 만한 방도가 없다. 송씨는 “결제나 명의도용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에 매달 카드사용내역을 꼼꼼히 확인한다”며 “개인의 힘으로 손해배상을 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집단소송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개인정보 유출 피해 집단소송과 관련해 NH농협은행은 소송대리인 김앤장을 통해 지난 4일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법원에 냈다.사고 당시 농협카드를 사용하던 소비자 중 832명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농협은행을 상대로 “각 10만원씩 위자료를 달라”는 소송을 냈다. 농협은행은 “당시 사고는 금융사의 보안관리 노력과 무관할 정도로 (파견직원의) 기술적인 공격이었다”라며 “지능범으로 인해 금융사도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피해 보상에 대해선 ‘경제적·금전적 피해는 증빙자료 청구가 가능한 경우’로 한정했다. 정신적 피해, 시간소비 등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주장이다.‘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은 이신형 당시 농협카드 사장의 발언에서부터 계속돼 왔다. 이 사장은 국정조사에서 “솔직히 말하면 저희가 피해자”라는 발언을 해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질책을 받았다.소비자들은 본인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만 급급한 카드사의 태도에 분통이 터진다. 제대로 된 보안 규정과 지침을 마련할 의무가 있는 데도 파견직원 개인의 문제로 돌리며 ‘모르쇠’로 일관하기 때문이다.이번 집단소송에 참여한 한 피해자는 “‘우리더러 어쩌라는 거냐’ 식의 안이한 금융사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라며 “만약 패소하면 개인·신용정보도 잃고, 카드사 소송비용까지 물어줘야 할 상황”이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업계는 향후 카드 3사의 소송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된 유사 소송이 100여건이 넘는 데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다음’ 등 집단소송을 준비하며 소송 위임장을 걷고 있는 커뮤니티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지금까지 유출된 개인정보 중 가장 민감한 사항들이 유출됐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소멸시효는 사고 발생 인지 시점부터 3년으로, 내년 1월까지 소송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