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가상현실) 열풍, 광고계 휩쓴다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5-01 15:12 수정일 2016-05-01 16:43 발행일 2016-05-01 10면
인쇄아이콘
9_etc_3
콘텐츠 제작업체 ‘더즈VR’이 리뉴얼한 2016년 한화 채용사이트(사진제공=더즈VR)

“저는 지금 방산 본부 해외 사업 팀에서 중동, 아프리카 지역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이준현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화그룹은 올 상반기 공채를 시작하며 채용 사이트를 새롭게 꾸몄다. 단순히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공개해 놓는 정도가 아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함께 일하게 될지 ‘체험’해 볼 수 있게 사이트를 구성했다. 360도 카메라로 사업 현장 곳곳을 담아 VR(가상현실) 콘텐츠 영상으로 제작한 것이다. 구직자는 편안히 집이나 카페에 앉아 채용사이트 동영상을 따라 PC용 마우스만 움직이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뿐 아니다. 영상 속 현장 인물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이름과 직책이 나온다. 이후 해당 인물이 후배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직무에 대해 소개해준다.

1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VR(가상현실)’ 기술이 광고·마케팅 업계의 메인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SNS 등을 통해 제품 사용 후기나 서비스 이용 경험을 공유하고 행동에 나서는 대중의 패턴에 맞춰 상품 및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VR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한화 채용사이트 ‘라이프 앳 한화’를 기획·제작한 ‘더즈VR’의 관계자는 “VR 콘텐츠의 핵심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실제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며 “한화 채용 사이트를 리뉴얼하며 이야기한 것도 지원자 수나 사이트 조회 수 증가가 아니라 한화라는 기업 브랜드를 대중이 느끼고 체험해, 이미지를 제고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VR기술을 활용한 브랜드·상품 체험 마케팅은 대세가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5’에서 자사 기기인 ‘기어VR’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을 전시장에 설치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제너럴 모터쇼에서 이노션 월드와이드와 함께 VR 콘텐츠를 활용한 자동차 시승 체험관을 설치, 운영했다.

ScreenShot_20160501144644
이노션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신규 런칭에 맞춰 차량 카달로그를 VR 영상으로 제작했다. (사진=유튜브화면 캡쳐)

특히 지난 1월 이노션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의 신규 런칭에 맞춰 차량 카달로그를 VR 콘텐츠로 제작했다. 기존 정보 전달 위주의 인쇄 카달로그 형식에서 벗어나 정보를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자동차의 디자인 및 주요 기능을 1인칭 시점으로 고객이 직접 눈 앞에서 보고, 타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해 고객 이해도를 높였다.

이노션 측은 자동차의 경우 VR로 체험하기에 효율적인 제품으로 많은 이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따라 이노션은 지난 3월 VR콘텐츠 제작을 전담하는 ‘VR솔루션팀’을 국내 광고대행사 최초로 신설했다.

이와 관련 이노션 관계자는 “이미 2014년부터 VR 시장에 조기 진입한 이노션은 세계적인 VR 활성화 트렌드에 발맞춰 전담 조직을 확장하게 된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VR 마케팅 시행을 통해 축척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브랜드 체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VR 특화 콘텐츠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VR 콘텐츠가 향후 광고계 최고 킬러 아이템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제품 및 브랜드와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이야기했다.

백만기 제일기획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가상현실(VR)은 부족한 시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시대적 욕구와 딱 맞아떨어진다”며 “광고업계에서도 최근 VR 돌풍에 발맞춰 다양한 VR 콘텐츠, VR 캠페인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새로운 VR 기술 또는 기법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VR과 조화를 이뤄 제품이나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