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가 무색하네” 증권사·은행 ISA 시행 첫날 썰렁

최은화 기자,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6-03-14 16:32 수정일 2016-03-14 18:15 발행일 2016-03-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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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열린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1호 계좌 가입행사에서 1호고객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가입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왼쪽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오른쪽은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연합)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출시 첫 날인 14일 지하철 5호선 여의도와 서대문역 근처 증권가와 은행가를 둘러봤다.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증권사와 은행이 앞다퉈 투자자 유치전에 나섰지만 정작 ISA 시행 첫 날 양측 모두 썰렁한 분위기다.

증권사의 경우 오후 들어 지점을 방문해 ISA 계좌 개설을 하는 고객들이 조금씩 보였다. 하지만 상담만 하거나 계좌 개설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증권사 지점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상품 가입은 안하고 계좌만 개설하고 있다”며 “시행 첫 날이라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은행과는 달리 여건 상 신탁형과 일임형 두 가지 유형 모두 판매가 가능한 상태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둘 중 하나의 상품에 대해서만 판매를 시작했다. ISA 출시일은 정해졌지만, 증권사들이 준비할 만한 기간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일임형 상품, 대신증권은 신탁형 상품을 먼저 선보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SA 상품 판매를 위한 준비기간이 생각보다 짧았다”며 “신탁형은 예금이나 적금이 많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그 부분은 배제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임형의 경우 포트폴리오(MP)를 제시해야 되는데, 현재 대부분의 주식형펀드와 RP(환매조건부채권) 정도로만 구성돼 있다”며 “향후 짜임새 있게 상품을 구성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 서대문역지점 등이 ISA 관련 입간판을 세워두기는 했지만 요란스러운 마케팅은 없었다. 고객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월요일을 맞아 시간이 흐르면서 방문 고객이 늘었지만 간단한 업무만 처리하고 돌아갈 뿐이었다.

우리은행 독립문지점 관계자는 “미리 ISA 관련 상담 예약을 했던 고객 몇몇 분이 오전 중에 계약을 하고 갔다”고 말했다.

ISA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B은행에서 ISA 관련 상담을 받고 나온 C씨는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는데 만능통장이라는 얘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다”며 “수익률이나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아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영업점을 찾은 J씨는 “연 최고 250만원 수익까지 비과세인 건 알고 있다”며 “저성장 시대에 그만큼 수익이 날 지도 의심스럽지만 ISA를 들 여유도 없다”고 토로했다.

은행권에서는 출시 첫날이었지만 아직 일임형 상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 첫날과 같은 뜨거운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시 첫날 소비자들의 불편이 없도록 임원들과 본점 직원들을 영업점에 파견했다”며 “아직 일임형 상품이 출시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화·이채훈 기자 acaci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