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경영권 분쟁 일단락…'원톱' 굳힌 신동빈 회장 행보는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6-03-06 15:16 수정일 2016-03-06 16:54 발행일 2016-03-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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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신동빈 회장(사진)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사실상 한일 롯데의 ‘원톱’로 자리매김 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도쿄(東京) 신주쿠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회장 이사직 해임 등에 대한 안건을 부결시켰다. 신 회장은 지난해 8월17일 주총 때 첫 번째 형제간 표 대결에서 완승한 데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기세를 그대로 이어간 것.

이번 주총의 승부처는 ‘종업원지주회’였다.

현재까지 알려진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 지주회 6%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가족 7.1% △롯데재단 0.2% 등으로 구성됐다.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 모두 의결권의 과반수를 넘기 위해선 어느 쪽이든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을 얻어야만 했다. 결국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가 신동빈 회장의 승리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지만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이 변한다면 롯데그룹의 새로운 경영권 분쟁을 야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은 당분간 일본 롯데에 안정화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리도 변수다. 성년후견인 심리에서 94세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경우 신동주 회장에게 유리할 수 있고 진행 중인 소송들도 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은 장기화된 경영권 분쟁으로 실추된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영 투명성 강화의 일환으로 상반기 예정된 호텔 롯데의 상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정위가 롯데그룹의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을 공개하면서 복잡하고 폐쇄적인 지배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태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원톱으로 자리잡은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일본기업이라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일본 롯데로부터 이어진 지배구조를 희석시키는 데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 차례 임시 주총에서 패한 신동주 회장에게는 현재로서는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다시 나서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동주 회장 측은 이번 주총 결과에 유감을 나타낸 뒤 오는 6월 정기주주총회 때 같은 안건을 재상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