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 어록으로 본 YS의 '승부사' 기질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5-11-22 15:59 수정일 2015-11-22 16:43 발행일 2015-11-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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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서거> YH여공사건 때의 김영삼
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새벽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0시22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혈액감염 의심 증세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고 이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사진은 1979년 8월,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YH여공사건 당시 여공들과 함께 농성하다 경찰에 의해 당사에서 끌려 나오는 모습. (연합)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생의 어록을 보면 그의 남다른 ‘승부사 기질’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시대상이 반영된 촌철살인의 표현과 유쾌한 비유로 많은 명언을 남겼다. 어록으로 그의 일대기를 짚어본다.

◇‘대도무문’(大道無門,1979년 6월)=김 전 대통령의 평생의 좌우명이다. 신민당 총재에 재선된 직후 일성(一聲)으로 그는 “정직하게 나가면 문은 열린다. 권모술수나 속임수가 잠시 통할 지는 몰라도 결국은 정직이 이길 것”이라며 자신은 큰 길을 걷겠다고 선포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1979년 10월)’=그의 대표 명언이다. 막바지 유신시절 에 김 전 대통령을 정부가 헌정사상 최초로 신민당 당수직에서 끌어내리고 의원직에서 강제 제명하자 ‘반독재 투쟁’을 선언하며 남긴 말이다. 이 때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다”는 말도 남겼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1990년 1월)’=노태우, 김종필과의 3당 합당이라는 초유의 사건에 대해 야권의 비판이 거세게 일자 YS가 맞받아치며 한 말이다. 당시 그는 “대통령되려고 야당을 배신했다”는 비난에 대해 ‘구국의 결단’이라며 비장하게 합당을 결행했고 이후 우여곡절 끝에 1992년 5월 민자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 밖에 없다(1993년)’=군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하면서 한 말. 김 전 대통령 스스로는 하나회 척결을 자신의 큰 치적으로 여겼다고 한다.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군 조직을 숙정함으로써 그는 강력한 대통령제를 시행할 수 있었다.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1995년) =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일제 강점과 독도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자 격한 반응을 보이며 내뱉었던 말. 장쩌민 중국 주석과의 기자회견에서 이 얘기를 하는 바람에 외교적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국민들은 통쾌해 했다.

◇‘굶으면 죽는 게 확실하다(2003년)“ =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 관련 특검법 통과를 요구하며 10일간 단식에 들어가자 이 같이 얘기하며 직접 위로했다. 정치적 고비 때 마다 YS 역시 ’단식투쟁‘으로 위기를 넘기곤 했다.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체력은 빌릴 수 없다’ = 그는 적재적소에 관료들을 잘 부려 지금도 따르는 고위관료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 만큼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청와대에서도 매일 아침 조깅으로 체력을 다졌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