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참여 전통시장… '또 들러리로 전락'

이운재 기자
입력일 2015-10-01 18:08 수정일 2015-10-01 19:14 발행일 2015-10-02 3면
인쇄아이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도 한산한 전통시장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인 1일 오후 서울의 대표적인 건어물도매 전통시장인 신중부시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

전통시장을 비롯한 지역상권이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의 일명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규모 유통 할인행사 자체가 전통시장에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홍보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정래(54) 망원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지난 달 30일 브릿지경제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대규모 유통 할인행사 이벤트는 대형유통업체 쪽에 이익이 있는 것이지 전통시장엔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조직력이나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상권(전통시장)은 홍보력 등이 부족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일부 전통시장들은 지난 8월14일부터 시작된 코리아그랜드세일 등에도 200여 전통시장이 동참했지만 매출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망원시장의 경우 코리아그랜드 세일 행사에 동참하며 나름대로 할인행사를 펼쳤지만 매출이 거의 늘지 않았다는 것이 서 회장의 말이다.

높은 할인율과 광고를 앞세운 대규모 유통업체들에 비해 전통시장은 큰 폭의 할인과 홍보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지속적인 대규모 유통 할인행사로 인해 오히려 전통시장이 더욱 피해를 본다는 것.

서 회장은 망원시장 인근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언급하면서 “(객관적 비교는 어렵지만) 나름 경쟁력을 갖춘 망원시장조차 홈플러스 영업일과 겹치면 전통시장의 매출이 30% 이상 떨어진다”며 “높은 할인율을 앞세운 대형마트에 고객이 몰리기 때문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시장 홍보에 대한 정부의 조치도 아쉬운 대목이다.

대형 유통업체와는 달리 전통시장은 어느 시장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지 소비자가 알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www.koreablackfriday.org) 홈페이지에서 참여 시장과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이 홈페이지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수를 살리겠다며 국내의 유통업체를 모두 망라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열고 있지만, 여기서도 여전히 전통시장은 소외되고 있었다.

이운재 기자 news4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