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증권 리테일 임원·지점장들, 주진형 대표에 공식 '반기'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5-09-30 09:20 수정일 2015-09-30 10:15 발행일 2015-09-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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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 임직원과 50명이 넘는 지점장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진형 사장에게 집단으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일부 지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반대의사를 취한데 이어 사실상의 ‘2차 반란’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 본부 사업부장들과 지점장들은 추석 연휴 전인 지난 25일 ‘서비스 선택제도 시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사측과 각 사업부에 공식 전달했다. 사실상의 집단 성명서다.

이들은 이 성명서에서 이번 서비스 선택제 시행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불편을 주는 업무라고 주장했다. 고객 보호를 위해 자신들의 판단 하에 시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담았다. 회사 대표이사의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하면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과 영업사원의 연쇄이탈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영업기반의 심각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화투자증권은 다음달 15일부터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서비스 선택제는 한화투자증권 고객의 주식 위탁계좌를 온라인전용 계좌인 ‘다이렉트 계좌’(비상담계좌)와 전담 PB(프라이빗 뱅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는 ‘컨설팅 계좌’(상담계좌) 두 개로 분류해 수수료를 각각 다르게 부과하는 것이다.

주식 거래 고객은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지점 직원은 컨설팅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만 개별 주식 투자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주식이 아닌 다른 금융상품에 관한 서비스는 누구든 여전히 제공한다. 대신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게는 정해진 방식의 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폐지하고 단순 정액수수료만 부과한다.

사업부장과 지점장들은 성명서에서 “현 수수료체계로 변경한 지 1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또다시 제도변경을 한다는 소식에 고객들이 많이 당황해 하고 있다”며 “주 사장의 부임 후 2년여 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왔던 ‘고객 지향적 영업제도’과 크게 다른 제도라 고객과 직원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전에 서비스 선택제도를 이용하겠다고 나선 고객수가 전체의 15%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라 제도를 시행할 경우 많은 혼란이 우려된다”며 “고객과 직원의 생존을 위해 사업부장들과 지점장들이 내린 결론을 존중해주시기를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반란’은 지난 15일 전국지점장회의 이후 벌어진 연판장 사건 이후 2번째다. 당시 주 사장은 지점장회의에서 다음달 5일 시행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지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반대 입장을 취했다. 이에 주 사장은 이들을 대기발령하는 조치를 하고 해당직원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리테일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 사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 선택제는 그동안 해온 많은 개혁의 최종단계라고 설명했다. 주 사장은 “서비스 선택제는 이미 척결한 과당매매 외의 다른 문제를 일거에 개선하기 위한 제도다”며 “모든 고객에게 좋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같이 가려는 고객에게는 더 좋은 제도다”고 말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