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주년] 한국의 '스타 CEO' 누가 있나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9-15 19:11 수정일 2015-09-16 10:45 발행일 2015-09-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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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다시 뛰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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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친화적인 ‘스타 CEO’에 대한 재계의 목마름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스타 CEO로 주목받고 있는 사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과 확연히 다른 스타일로 그룹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이 과거 삼성의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소통과 자율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기업 문화 정착을 위해 직접 소탈한 CEO의 행보를 걷고 있다. 그룹 경영의 최전선에 나선 후 과도한 의전 문화를 없애라고 지시했고,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타고 출장을 떠날 때는 단출한 가방 하나 들고 수행 비서 없이 움직인다.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가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역시 소통 경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내수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정 부회장의 리더십이 소통 경영에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영업 현장을 일일이 체크하는 등 현장경영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내수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안티팬을 끌어안기 위해 국내 영업본부에 커뮤니케이션실을 별도로 신설해 소비자들의 이메일을 직접 체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한 사안은 실무팀에 별도의 지시를 내려 진행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실무진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고민을 거듭한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경우 활발한 SNS 활동, 직원과의 소통으로 유명한 고위층 인사 중 한 명이다. 약 26만여명의 팔로어를 이끄는 파워 트위터리안인 박 회장은 말단 직원의 농담 한마디에도 귀를 기울이며 SNS 활동을 통해 수많은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특히 두산그룹의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은 박용만 회장이 직접 카피라이터로 참여하거나 평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했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에 대한 평판이 곧 매출실적으로 이어지는 유통업계에도 스타CEO가 적지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통 명가’ 신세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다.

한 때 트위터 팔로워 숫자가 12만 명이 넘는 SNS 스타였던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올라오는 고객들의 불만 사항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대중 친화적인 CEO의 이미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신세계 그룹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커피와 와인애호가이기도 한 정 부회장은 강남에 수제 맥주집을 열어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등 최신 트렌드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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