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유골 115구...'70년만에 귀향'

이운재 기자
입력일 2015-09-11 08:06 수정일 2015-09-11 09:36 발행일 2015-09-11 99면
인쇄아이콘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으로 일본 훗카이도(北海道)로 끌려가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115명의 유골이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광복 70년 만에 귀환한다.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추진위원회’ 한국 측 대표단은 11일 훗카이도에서 강제노역하다 숨진 조선인 115명의 유골을 한국으로 봉환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100위(位)가 넘는 유골이 한꺼번에 봉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단은 유족 7명과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 측 대표 ㈔평화디딤돌 관계자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홋카이도에 도착하는 대표단은 일본 측 대표인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 등 일본 시민사회단체와 합류해 홋카이도 전역에서 발굴된 조선인 유골을 인수·추도식을 할 예정이다.

이 유골들은 1997년부터 18년간 한일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종교인, 학생들이 홋카이도 각지에서 수습한 것들이다.

대표단은 훗카이도를 시작으로 도쿄·교토 등에서 추도식을 올린 후 18일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강제징용 당시 조선인들이 강제로 끌려간 길을 육로와 해로로 그대로 돌아오는 길로 구성됐다.

유골은 서울 중구 성공회성당에 임시 안치된 후 19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장례식이 거행된다.

이 자리에는 지금까지 유골 발굴에 참여했던 평화디딤돌 관계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일제 피해 관련 시민단체, 유족, 박원순 서울시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골 115위는 20일 서울시가 마련한 파주 서울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장된 후 비로소 3000㎞ 봉환 대장정을 마치고 영면에 들게 된다.

정병호 한양대 교수(평화디딤돌 대표)는 “지난 18년간 순수하게 민간 차원에서 진행된 발굴 작업이 드디어 결실을 보았다”며 “이 행사가 평화로운 동아시아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골 발굴 과정을 소개하는 사진들은 20일까지 서울시민도서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운재 기자 news4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