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덮친 '메르스 파장'… 생계형 자영업자들 '직격탄'

김정아 기자
입력일 2015-06-07 18:34 수정일 2015-06-07 18:34 발행일 2015-06-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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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웬만하면 외출 자제… 택시 승객 5분의 1로 줄어
광화문 광장 관광객도 절반으로 뚝…앞으로가 더 문제
주말 인파와 차로 넘치던 롯데百 본점 앞도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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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일요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도로 모습. 평소 같으면 꽉 차 있을 도로가 매우 한산하다.

브릿지경제 김정아 기자 =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메르스가 직격탄을 날렸다. 

6월 첫째 주 주말, 서울 시내 상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메르스 영향에 울상이었다. 현충일 다음날인 7일 일요일 오후 서울 명동 중심가는 주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파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띄었다.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부쩍 줄어든 것을 한눈에도 알 수 있었다. 거리에서 보이는 일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이동하고 있었다.

지난 1일 메르스로 인해 국내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5명으로 집계됐다. 계속해서 늘어가는 확진자와 사망자들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은 웬만하면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박 모(57세·주부)씨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하게 된다. 한동안 외식은 안 할 것”이라며 “마트에 가기 전에 살 것을 정해 놓고 그것만 사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쇼핑몰은 물론 생계형 자영업자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생과일주스 노점상을 하는 한 상인은 “손님이 평소 주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며 “그래도 아직은 귀국 전이거나 예약을 취소하지 않은 관광객들이 있어 그나마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가 더 큰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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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일요일) 오후 1시 경 서울 광화문 광장 모습.
주말 시내 나들이 장소 1위로 꼽히는 극장도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영화관 건물에서 의류를 판매 하는 한 상인은 “예전 같았으면 주말에 영화관을 찾은 사람들이 둘러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제, 오늘은 구경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중구에서 택시 영업을 하는 60대 남성은 “어제부터 광화문, 삼청동, 인사동 일대 인도는 물론 차도도 한산하다”면서 “평소의 5분의 1 수준이다. 낮에도 그렇지만 저녁 약속도 줄이는 사람들이 많은지 야간 손님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에서 개인택시를 하는 김 모씨는 “가능하면 평택 오산 등 경기 남부로 가지 않으려고 한다”며 “예전에도 합승이 드물었지만 이젠 심야의 번화가라도 손님들이 합승 더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 ‘메르스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주말마다 국내외 나들이객들로 붐비는 서울 광화문 일대도 이번 주말은 한적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토·일요일 열리던 서울시 광화문희망나눔장터는 메르스 확산 예방을 위해 취소됐다. 7일 열리기로 했던 ‘2015 시민참여 자전거 대행진’도 취소됐다. 광화문 광장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복을 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행사장의 직원은 “평소 같았으면 국내외 관광객들로 주말 평균 200명 정도는 몰렸는데 이번 주말은 기껏해야 100명 정도나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메르스'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