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찬물 끼얹은 메르스…재정·통화정책 병행으로 돌파해야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06-07 15:40 수정일 2015-06-07 17:41 발행일 2015-06-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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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 썰렁한 대학로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경유한 24곳의 병원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대학로 일대가 휴일임에도 한산하다.(연합)

브릿지경제 유승열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경기회복세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장기화시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메르스로 인해 내수까지 침체되고 있어 성장률이 2% 중반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스 사태가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태처럼 2개월 이상 지연되고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그만큼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사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 깎아내렸다.

실제 이미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1~4일까지 한국방문을 예정했던 외국인 관광객 중 여행을 취소한 인원은 2만600명에 달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도 공공장소 기피현상을 보이고 있는 등 외국인은 물로 내국인도 국내에서 돈을 쓰지 않아 내수가 침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메르스 장기화되면 휴가철 특수가 사라져 소비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가철은 돈이 많이 풀리는 시기로 경제 전반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성장에 도움을 주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이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도 비상에 걸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메르스가 장기화되면 세월호 사태처럼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과도한 경제 위축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경기 부진은 메르스에 따른 내수부진과 함께 수출 감소도 주요 원인이다. 수출 저조는 엔저 및 유로화 저평가로 인한 상대적 원화가치 강세로 인한 것이다. 때문에 달러에 비해 원화가치가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는 통화가 긴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환율 안정으로 수출을 증진하고, 내수 증진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메르스 사태로 피해를 입는 관광 및 소매 등 기업들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추경예산 편성 등을 통한 재정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스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재정효과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추경도 고려해야 한다”며 “통화정책도 재정정책과 함께 가야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정책은 신중하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당국에서는 재정을 바로 투입하는 방법보다는 통화 완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추경 편성은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정책은 메르스로 인해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화장품, 면세점, 항공·운송, 호텔·레저 등 피해를 본 일부 업계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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