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에 로고, 야구장 이름까지… 금융사는 왜 야구단에 집중할까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3-31 15:49 수정일 2015-04-01 13:54 발행일 2015-04-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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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이 펼쳐진 지난 28일. 국내 금융사 관계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서울 잠실야구장을 제외한 4개 구장에서 만원관중을 기록해서다.

야구단 후원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금융사들은 많은 관객수와 함께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 중앙 전광판 사이니지조감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중앙 전광판 사이니지 조감도. (사진제공=한화생명)

금융사의 야구단 후원과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선수들 유니폼에 붙은 후원사 로고다. 

다른 업권에 비해 유독 많은 금융사들이 프로야구단을 후원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사들은 구단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야구단들은 이에 맞는 로고노출을 통해 광고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각 구단별로 후원하는 금융사들을 살펴보면 한화이글스(한화생명), 넥센히어로스(현대해상, 메트라이프생명), 롯데자이언츠(롯데손해보험, 부산은행), LG트윈스(신한카드), 기아타이거즈(현대카드, 현대캐피탈), NC다이노스(NH농협은행, 신협, 키움증권), 두산베어스(메리츠화재), SK와이번스(SK증권), 삼성라이온즈(삼성생명, 삼성화재), KT위즈(비씨카드) 등이다.

◇ 한화생명, 홈구장 네이밍까지

이 중 눈에 띄는 금융사는 한화생명이다. 지난해까지 한화이글스 홈구장 명칭은 대전 한밭구장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구장 명칭이 바뀌었다. 한화생명은 올해부터 한화이글스 구장 네이밍 스폰서를 맡았다. 이에 홈구장 명칭은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로 변경됐다.

한화생명은 네이밍 스폰 이후 경기장 시설 개·보수를 약속했다.

이에 한화이글스 홈구장 출입구와 주요 시설에는 한화생명 로고가 설치되며 중앙 전광판에는 대형 구장명 사이니지가 설치됐다.

한화생명은 이번 협약을 통해 큰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구단을 찾거나 TV를 통해 야구를 보는 고객들은 한번씩 한화생명 로고나 회사명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야구중계 과정에서 캐스터나 해설위원이 최소 한번씩은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를 불러 고객 귀에 회사명을 익숙하게 만들 수 있다.

마케팅 업계 한 관계자는 “로고 노출도 효과가 있지만 전국으로 나가는 중계방송에서 회사명칭이 퍼지며 나타나는 광고효과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야구팬과 보험 마케팅 연령층 겹쳐

금융사들이 프로야구 구단을 후원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고객층’에 있다.

국내 프로야구를 즐기는 가장 대표적인 연령대는 20~40대 후반이다. 금융사들의 주타깃 연령층도 이들이다.

보험사를 예로 들어보자. 국내 보험사 주마케팅 연령층은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20대 중후반이나 은퇴를 앞둔 40대 남성이다. 이들은 야구장을 직접 찾거나 TV를 통한 프로야구 주시청 층이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공략 계층이 매우 비슷해 프로야구단 후원에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프로야구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종목이라는 것도 금융사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SBS스포츠에서 생중계한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 시범경기 시청률은 1.056%였다. 같은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 플러스 시청률 0.846%를 합치면 2%를 넘는 것.

이날 경기가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라는 점에서 시청률 2% 돌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금융사 관계자는 “높은 시청률은 더 큰 광고효과를 의미한다”며 “각 팀당 시청률에 따라 후원단가도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