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인하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 필요”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3-12 14:04 수정일 2015-03-12 14:04 발행일 2015-03-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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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은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1.75%가 됐다. 금융권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카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두 차례 금리인하와 부동산 대책 등으로 내수경기가 활성화 되지 못하자 한번 더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 2차례에 걸쳐 0.5%포인트 내린바 있으나 추가인하를 통해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경제겅상과 물가, 금융안정에 유의하면 통화정책을 펴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거론된다. 가계부채와 관련한 전망과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가?

- 대출이 늘어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계부채에 관해서는 이번 금리인하 이전에도 우리 경제가 해결에 해야 할 과제로 인식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당국, 정부가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는 앞으로도 관계기관끼리 이 문제에 원할한 해결 펴나갈 수 잇는 노력 할 계획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다. 이에 따라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 중요변수는 금리 인상이 언제 이뤄질 것이냐. 특히 어떤 속도로 진행될 것이냐 가장 큰 변수 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 각별히 유의를 해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오래전부터 정부와 중앙은행 모두 외환건전성 개선한다던가 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유의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

시장에서는 50bp내려야 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하가 충분하다고 보는가?

- 그전에도 현재 기준금리가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수준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다. 이번 금리 인하가 실물경기의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는 선제적 대응이라고 보여진다. 금리인하 배경은 경기 우려에 대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 경기판단을 할 때 1월달 실적치와 일부 지표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결과를 갖고 경기흐름 판단했다. 다음달에 더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다시 한번 짚어보겠다. 2달 지표를 갖고 점검해 보니 내수 회복이 미흡했다. 1월달에 봤던 흐름에는 못미친 것이라고 판단했다. 좀 더 그 자세한 것은 다음달에 발표할 것이며 가급적 선제적 움직임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가계부채 문제 대책에서는 금융당국과 한은의 역할을 분담했나?

-딱히 기관끼리 역할분담을 한 것은 아니다. 가계부채는 통화당국과 감독당국이 공히 같이 노력해서 해결해야 한다. 각자 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하는 것은 아니고 가계부채를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끌어가도록 각 기관이 같이 노력할 자세 및 인식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증대론이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내수활성화 가능성이 있지만 기업의 고용확대가 제약될 수 있다.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가 보는가.

- 최저임금 인상에는 양면성이 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소비증대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가계와 기업간의 소득의 불균형을 완화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저임금인상 방안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담 등 적절히 균형 있게 고려해서 내려야할 결정이다.

언제까지 1%대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나.

- 연준이 빠르면 6월이나 9월 중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하반기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갖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 해서 다른 나라도 금리를 곧바로 따라 올려야 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제로 금리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시작한다 해도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제 금융시장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는 눈여겨보도록 하겠다. 상황 전개에 따라 1%대 금리의 유지시기가 결정된다.

앞서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추가 시그널이 없었다. 이틀전에 공개된 의사록이 유일했다. 시장과의 소통 부족한 것은 아닌가?

- 기자간담회 국회 업무보고 때 우리가 봤던 흐름대로 성장이나 물가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금리로 대응하겠다 말씀 드렸다. 강력한 시그널은 아니라고 판단하겠지만 메인 전망 경로를 할 경우에는 통화적 방향으로 진행하겠다. 지난 2월에는 금통위가 늦게 열리는 바람에 의사록 공개가 늦었다. 앞으로 의사록 공개시점도 시장과 소통 원활히 차원에서 조정할 생각 있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금리 인하의 주된 배경으로 볼 수 있나.

-다른 금통위원들도 디플레에 대해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 디플레는 모든 품목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나 지금의 낮은 물가는 상당 부분 공급 충격에 기인한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아 0.5%였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2.3%였다. 현재 경제 성장세가 미약하기는 하지만 3%대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을 과도한 경기 침체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디플레라고 볼 수는 없다. 디플레는 자기실현적 기대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2% 중반대에 있고 아직 유가 하락의 2·3차 파급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플레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 주요국 금리 인하 그들의 경기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금리를 내린 것은 다른 나라 금리 인하 경쟁적인 환율 전략에서 나온 것인가.

- 두달치 지표 판단한 것이다.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기존보다 미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는 측면에서 인하를 결정했다.

환율전쟁을 염두하고 이야기인 것 같은데 각 국가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을 환율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어느 나라 중앙은행 총재도 환율전쟁이란 표현은 쓰지 않는다. 환율전쟁은 제로섬 게임이다.

이번 인하 결정 때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을 어느 정도로 고려했나? 미국이 언제쯤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가?

- 주목할 것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서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문구가 빠질지 여부다. 이 문구가 살아있으면 적어도 두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문구가 빠지면 금리 인상 시점의 불확실성이 예전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최근 한달 사이 환율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나.

- 한 달 사이 변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했고, 일부 국가들이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취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로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에도 주목하는 상황인가.

-엔저에 대해서는 약세 속도가 워낙 빨라 누차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각국의 환율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총 수출에서 대일 수출 비율이 5.6%이다. 대유럽 수출 비중은 9% 정도 된다. 총 수출 측면에서 보면 유로지역 수출이 많기 때문에 유로화 환율 변동은 엔화 환율 변동 못지않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수출경합도가 높아 엔화와 유로화 환율 중 어떤 게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