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김동관·정지선·조현준의 성공방정식 '콕 집어 M&A'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3-08 19:07 수정일 2015-03-09 09:41 발행일 2015-03-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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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핀테크‧반도체 집중
한화 김동관 태양광사업 올인
현대 정지선‧효성 조현준 타업종 넓히기

재벌 경영 3세들이 M&A에 꽂혔다. 

최근들어 총수가 병환 중이거나 경영 전략상의 이유로 후계 체제 구축이 활발한 가운데 후계자들 간의 능력 검증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중 떠오르는 전략이 바로 M&A다. 

M&A는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경영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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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재벌 3세들 사이에서 M&A를 추진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가문 내의 경쟁자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차분한 경영수업과 동시에 보좌를 하던 역할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M&A는 가장 빨리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카리스마와 결단력이 있다는 이미지도 함께 주기 마련이어서 치열한 내부경쟁을 치르고 있는 후계자들이 선호하는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조현준 효성 사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 등이 M&A전략을 통해 입지를 세우고 있는 대표 주자들이다.

이재용 체제 하의 ‘삼성호’는 지난 10개월 간 8건의 M&A를 추진하면서 중요한 위기상황을 극복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는 모바일 결제나 반도체에서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미래 먹거리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면 주저 없이 인수를 선택했다. 

이의 일환으로 그는 실제 불과 4일 전에도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 광장에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홍보물을 제작해 유명세를 떨친 미국 발광다이오드(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업체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행보는 지난해 5월 비디오 관련 앱 서비스 개발업체 셀비를 시작으로 거의 한 두 달에 한 번씩 인수를 성사 시켰다.

가장 눈에 띈 결과는 최근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 인수다. 

인수 뒤 곧바로 ‘삼성페이’를 발표하고 국내 주요 카드사들과 제휴를 발표해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을 장악하는데 불과 일주일이 채 안 걸렸다.

최근 삼성과 한화의 ‘빅딜’로 재계를 뒤흔든 김동관 한화그룹 상무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상무는 김 회장 경영 복귀 후에도 주요 계열사 업무보고 때 배석해 그룹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으며, 최근 미래수종사업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태양광사업 재편 작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이 밖에 유통계의 젊은 오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 분야에서 벗어난 조명, 의류, 가구, 가전 등 타 업종 업체를 M&A를 추진, 실속형 경영을 보이는데 한창이다.

지난 2011년 현대LED, 2012년 한섬(의류), 2013년 현대리바트(가구) 등을 잇따라 인수하고, 작년에는 렌털업계 3위 동양매직, 위니아만도 등의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큰 아들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LG창업자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뻘이자 현 구본무 회장의 6촌동생인 LG家 구본호 씨와 손잡고 게임사인 액션스퀘어 지분을 매입한 소식도 재계 핫이슈로 떠올랐다.

효성ITX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액션스퀘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IT 사업 내 게임 관련 사업 역량 확보 및 향후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첫째 아들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도 M&A에 귀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조 사장이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경우라면, 박 부사장은 아버지 박삼구 회장을 도와 금호아시아나그룹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 등을 통해 전면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동부특수강과 포스코특수강 매각전 참여로 유명세를 떨친 세아그룹 창업주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도 떠오르는 3세 샛별로 꼽힌다. 이운형 세아그룹 전 회장의 장남인 이 전무는 최근 단행된 포스코특수강 인수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는 게 업계 평가다. 수출 시장에 집중하자는 내부 의견이 많았지만 이 전무는 거액의 투자금을 들이더라도 이들 기업의 인수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관련 딜을 주도한 것.

세아그룹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경기 부진이 고착된 상황에서 선택한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기존 사업에 어떤 시너지를 줄지 지켜봐야겠지만, 포스코특수강을 등에 업고 글로벌 최대 특수강 회사로 거듭날 좋은 기회라 생각하는 게 회사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브릿지경제 =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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