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끌어안은 핀테크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1-12 15:54 수정일 2015-01-12 18:36 발행일 2015-01-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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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지급결제의 간편화를 추구하는 핀테크가 해외에서 금융소외자를 위한 금융포용 역할까지 하고 있다. 저개발국가와 선진국를 비롯한 해외를 중심으로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무점포뱅킹을 통해 저소득층의 금융서비스부터 신용향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최근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핀테크 활용을 통한 금융포용 확대 움직임과 시사점’을 살펴보면 점포 등 금융인프라가 미비한 저개발국에서는 모바일폰 활용을 통해 지급결제, 저축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금융접근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미국 등에서는 신용평가모형, 대출방식 등 다양한 차원에서 핀테크를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케냐, 남아프리카, 필리핀, 인도 등 저개발국에서는 은행계좌와 연동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통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저개발국들이 은행점포망은 미비되어 있는 반면 휴대전화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에서는 은행과 소액금융업자, 이동통신사업자 등이 무점포은행을 설립해 오지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파키스탄의 경우 과거에는 은행과 소액금융업자를 대상으로만 무점포은행 설립을 허용했는데 설립을 위한 자본, 인력 애로로 금융사들이 꺼려하자 핀테크기업인 통신사들에게도 설립을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로 많은 국민들이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적극 나서 저소득층의 제도권 금융으로의 편입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대출 및 금융서비스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회사인 Pave and Upstart는 대출회수액을 차입자의 소득에 연동시켜 운영한다. 예를 들어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소득에서 기본생활비를 제외한 잔여소득의 10%를 20년 동안 갚으면 잔액 상환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RentBureau라는 회사는 저소득층의 주택임대료 납부실적을 이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금융거래실적이 없는 저소득층의 신용도 향상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금융접근성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금융서비스의 품질 및 신용평가 정확성의 문제, 신용공급 부족에 있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금융소외계층 등 금융포용의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법의 운영이 검토돼야 한다”며 “신용공급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저신용층의 신용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법을 제공하는 신생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활용한 P2P 대출 등을 보다 더 활성화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핀테크상담지원센터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의 금융포용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이제 핀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