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연일 폭락…러시아 '국가부도' 공포 확산

고현석 기자
입력일 2014-12-17 17:22 수정일 2014-12-17 18:25 발행일 2014-12-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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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실시간 환율전광판에 유로화 대비 루블화(아래)가 '00'으로 표시돼 있다. 이 전광판은 두자릿수밖에 나타낼 수 없어 백단위 숫자 '1'이 표시되지 않았다.(AP=연합)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금융당국의 대폭적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폭락,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 증시에서 달러와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각각 심리적 경계선인 80루블과 100루블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22루블이 오른 100.74 루블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도 전날보다 15루블 이상 오른 80.1을 기록했다.

달러와 유로 환율은 이날 새벽 중앙은행이 환율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0%로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오전 장에서 잠깐 동안 하락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오전 장중 한때 58.15루블,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72.45루블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하락세는 오래가지 못했으며 곧이어 폭등세로 이어졌다. 주요 주가지수인 RTS 지수도 덩달아 폭락했다. RTS 지수는 이날 600선을 뚫으며 전날보다 18.93%가 떨어진 582까지 추락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 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의 혼란은 멈추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금융 위기 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러시아 시티은행 수석분석가 이반 차카로프는 “루블화 환율 안정화를 위해선 기준금리 인상 조치뿐 아니라 100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긴급 투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세이 쿠드린은 “루블화의 폭락과 이에 따른 증시폭락은 유가폭락과 서방 제재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경제정책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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