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악재 "코스피 충격 오래 가진 않을 듯"

이길상 기자
입력일 2014-12-17 16:17 수정일 2014-12-17 17:38 발행일 2014-12-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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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디폴트 위기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발 악재가 일정 부분 타격을 입히기는 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는 전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러시아의 디폴트 위기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6일 정책금리를 연 10.5%에서 17.0%로 6.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 인해 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58.15루블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심리적 경계선으로 여겨진 80루블을 다시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러시아의 위기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러시아의 금융시장에 투자한 국가는 미국과 유럽에 주로 집중된 데다, 한국의 실물경기 관점에서 러시아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총 수출대비 러시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으로 미미한 실정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 문제는 금융시장의 교란을 만들어 당연히 악재”라면서도 “신흥국인 한국은 러시아가 디폴트까지 가면 1차적으로 단기 충격을 받겠지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거다. 중요한 건 이후 신흥국시장에 미치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안전성 측면에서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러시아 디폴트 위기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 디폴트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국제 유가와 러시아 문제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했지만, 하락폭은 전 거래일 대비 0.21%(3.97포인트)에 그쳤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일 1900선을 방어한걸 보면 시장이 러시아 디폴트 우려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주가를 짓누르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외화보유가 많아 디폴트로는 안 가겠지만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우크라이나 때문에 유럽에 가스를 수출하는 것도 막혀 있어 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을 미쳐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cupp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