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 '러 위험 노출액' 1조 4700억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4-12-17 17:36 수정일 2014-12-17 18:24 발행일 2014-12-18 3면
인쇄아이콘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13억6000만달러(한화 약 1조470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성은 크지 않지만 당국은 다른 경로를 통해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11개 국내 금융기관이 러시아에 제공한 대출, 신용공여 등 익스포저는 13억6000만달러로 전체 대외여신 1083억4000만달러의 1.3% 규모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이 9억5830만달러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2억3140만달러, 우리은행 9160만달러, 외환은행 2000만달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1900만달러, 농협이 1000만달러다.

수출입은행의 익스포저 중 가장 큰 것은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에 제공한 5억200만달러였다. 러시아 최대 원유생산업체인 로스네프에는 외환은행에 2000만달러 등 2400만달러,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스프롬에는 1300만달러의 여신이 있다.

김진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러시아의 익스포저 비중이 미미해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루블화 폭락에 따른 디폴트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사태가 신흥국에 전이되면 금융은 물론 무역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각자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다른 신흥국으로 옮겨갈 경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통화금융대책반 중심으로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가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러시아 루블화 폭락과 미국의 통화·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또 러시아 루블화 폭락과 그 영향이 여타 신흥시장으로 파급될 경우 우리나라 외환시장 및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아울러 시장참가자 사이에서 과도한 불안심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노력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금융대책반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중”이라며 “직접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오는 파급 효과를 점검해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