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지내면 여성 폐경기 늦춰져

김은영 기자
입력일 2014-10-29 16:36 수정일 2014-10-29 17:17 발행일 2014-10-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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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의 만남을 위해 감옥에서 4년간 노래를 불렀던 엄마. 영화 ‘하모니’의 주인공 홍정혜의 이야기다. 감옥에 수감 중인 정혜에게 아이는 곧 희망이고 아픈 과거를 치유해주는 대상이다. 이처럼 아이는 나이든 엄마에게 정신적 치유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육체적으로도 치유 대상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사이트 사이언스월드리포트는 킨제이 연구소와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 센터가 밝혀낸 연구결과를 인용해 폐경기가 된 여성들이 아이와 함께 살면 폐경증상이 완화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폐경기 여성 1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환경에서 지내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발한, 안면홍조, 수면 장애 등의 일반적인 폐경기 증상을 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의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옥시토신은 시상하부에서 발생되는 호르몬으로 자궁수축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여성들이 아기를 낳을 때 자궁의 민무늬근을 수축시켜 진통을 유발하고 분만이 쉽게 이루어지게 하며 젖의 분비를 촉진시켜 수유를 준비하게 도와준다. 그 밖에도 엄마와 자식 간의 유대 관계를 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를 주도한 타이어니 로렌츠 박사는 “아이와 폐경기 여성들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없다. 그러나 폐경기 여성들이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옥시토신 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폐경기가 되면 옥시토신이 줄어들게 되는데 폐경기의 여성이 다시 아이와 함께 있음으로써 옥시토신의 분비가 증가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로렌츠 박사는 “할머니들도 손주와 함께 사는 것이 좋으며 친구의 손주와 함께 지내는 것 역시 효과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energykim83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