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코로나 악재 속 '반전 드라마'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20-07-07 10:54 수정일 2020-07-07 10:56 발행일 2020-07-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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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반도체의 호실적이 깜짝 반전의 일등 공신으로 분석된다.

7일 삼성전자는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연결 기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보다 매출은 6.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25.58%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도 매출 7.36% 감소, 영업이익 22.73% 증가했다.

8조원대를 돌파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가 예상한 7조원대보다 1조원 이상 높은 실적이다. 영업이익 7조6000억원을 예상해 가장 근접한 전망치를 보인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37.3% 증가한 5조475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중 67.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가전의 세트 사업은 코로나19 여파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일부 폐쇄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온라인 판매망이 몫을 대신했다.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 폐쇄가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돌아오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미국의 베스트바이, 유럽 세코노미 등 북미와 유럽 시장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 영업을 재개한 것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 북미 고객사를 중심으로 일회성 보상금 수익이 실적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선 보상금 규모를 약 9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모바일 OLED 가동률 저하에 고정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최대 7000억원대의 적자 전환이 예상됐지만, 일회성 보상금이 이를 상쇄하면서 흑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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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자료제공=삼성전자)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방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한 서버용과 PC용 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수혜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반도체 공급 불안에 대비, 글로벌 IT 업체들이 재고를 최대한 확보한 것도 하반기 수요 하락을 예고하는 요소다. 최근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3분기부터 D램 가격이 서버용과 PC용 모두 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은 하반기 전략 모델의 판매량이 관건이다. 증권가에선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담당의 IM 부문 영업익을 1조5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전 분기 2조6500억원보다는 1조원 이상 줄어든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8160만대로 지난해 동기(1억1240만대) 대비 27.4% 줄었다. 그러나 월간으로는 4월 6900만대보다 18.3% 상승해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0’ 시리즈가 전작보다 판매량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8월 5일 온라인 언팩에서 공개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2’, ‘갤럭시 Z플립 5G’ 등의 흥행 여부가 하반기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