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프리즘] 삼성전자는 어떻게 2분기 '코로나19'를 이겼나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20-07-07 09:28 수정일 2020-07-07 16:39 발행일 2020-07-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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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라는 위기에도 영업이익이 8조원을 돌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선방이 일차적인 호실적 배경이지만,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기관리’ 리더십 역시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실적은 전년 동기 영업이익 6조6000억원보다 22.73%, 직전 분기(6조4500억원)와 비교할 때도 25.58% 늘어난 수치다.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시기에 코로나19가 창궐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고경영자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 부회장은 재난적 경영 악재로 작용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기민한 대응은 물론 실적, 투자, 고용 등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진행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 때부터 자사 사업장에서의 확진자 발생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한편, 미국·유럽 등 공급 및 판매지에 대한 영업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연구개발(R&D)과 생산 조직인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지난달 22일과 29일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각각 3일간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방역 매뉴얼을 가동해 확산 차단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이전부터 국내외 출장 자제 등의 선제적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생산의 악영향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 들인 공도 위기 때 더 크게 빛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업황 둔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부회장은 새해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 개발 현장을 찾아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점검하고, 의지를 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악화했을 때 경쟁업체들은 감산 등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구사했으나, 삼성은 치밀한 위기 대응전략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경영을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했다”면서 “이는 결국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